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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웨이퍼 서명 후 20분 공장 시찰… 첫날부터 밀착 동행한 한미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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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생산 시설을 둘러본 후 연설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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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만남은 경기 평택시 삼성반도체 공장(평택 캠퍼스)에서 이뤄졌다. 두 정상은 최첨단 반도체 기술이 집약된 반도체 웨이퍼에 서명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기술동맹을 통해 양국 간 긴밀한 경제안보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공동 목표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10분쯤 반도체 공장 정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영접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오후 5시35분쯤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입국한 뒤 곧바로 반도체 공장으로 왔다.

두 정상은 악수한 손을 놓지 않은 채 20초간 짧은 대화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팔을 가볍게 두드리며 친근함을 표시했다. 윤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의 악수한 손을 두 손으로 붙들었다. 하얀색 마스크를 착용한 윤 대통령과 검정색 마스크를 한 바이든 대통령 모두 눈가에 웃음을 드러냈다.

두 정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로 기념촬영하고, 반도체 웨이퍼에 서명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 예정인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웨이퍼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삼성전자를 비롯해 19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백악관 화상회의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보이는 등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해 왔다.

양국 정상은 함께 평택 공장을 시찰했다. 이 부회장이 두 사람을 수행하며 안내했다. 지나 레이먼드 미국 상무부 장관도 동행했다. 공장 시찰은 오후 7시 무렵부터 20여분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공장 내부를 둘러보는 중 세 차례에 걸쳐 멈춰서서 삼성전자 직원의 설명을 들었다. 방진복 차림 직원의 영어 설명에 바이든 대통령은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자세로 서서 경청했다. 윤 대통령도 통역을 통해 설명을 들으며 가끔씩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 설명이 끝난 후 바이든 대통령이 “땡큐”라고 감사를 표시했고, 윤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7시40분 무렵 공장 4층에 마련된 행사장에 들어섰다. 이재용 부회장이 먼저 단상에 올라 “양국 대통령님을 소개해드리게 되어 큰 영광”이라며 “박수로 환영해달라”고 했다. 청중석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이들 뒤로는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는 한국과 미국 국적의 삼성전자 직원 30여명이 자리했다. 무대 뒤편 벽면에는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 반도체를 형상화한 대형 디스플레이들이 걸렸다. 푸른 바탕에 흰 무늬로 번쩍거리던 6대의 디스플레이는 양국 정상이 행사장에 입장한 이후로 삼성전자 미국 공장과 직원들의 영상 화면으로 전환됐다.

먼저 연설에 나선 윤 대통령은 1974년 한·미 합작으로 설립된 한국반도체와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 계획 등 양국 반도체 협력 사례를 언급하면서 “한·미동맹의 오랜 역사처럼 한·미 반도체 협력의 역사 또한 매우 깊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진 연설에서 윤 대통령에게 답례하고, 170억달러 미국 투자를 결정한 이재용 부회장에게도 감사를 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방문은) 방한 일정의 특별한 출발이다. 양국이 구축해나가야 할 경제협력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약 10분에 걸쳐연설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을 향해 돌아서며 악수를 청한 다음, 주위를 돌아보며 손을 흔들었다.

공동 연설을 끝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전용차 ‘비스트’를 타고 숙소인 서울 남산 하얏트 호텔로 향했다. 윤 대통령도 전용 헬기를 통해 서울로 복귀했다. 양국 정상은 21일 오후 1시30분부터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소인수회담-환담-확대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정상회담을 소화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국립현충원을 찾아 헌화하고 참배한다. 정상회담 이후로는 공동성명 발표와 기자회견이 이어진다. 오후 7시부터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공식만찬이 열린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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