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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무재해 3년' 자부하던 에쓰오일 어쩌다…사우디 출신 CEO 달려와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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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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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후세인 알 카타니 S-OIL(에쓰오일) 대표이사 CEO가 20일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S-OIL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후세인 대표는 전날 발생한 폭발 화재 사고와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2022.5.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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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사고의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최대한 협조하겠다. 이런 사고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 노력하겠다."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S-Oil) 최고경영자(CEO) 대표이사가 고개 숙였다. 지난 19일 울산공장에서 발생한 폭발·화재사고로 10여 명의 사상자가 나온데 따른 대국민 사과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사고···알 카타니 대표 "유가족들에 머리 숙여 사과"

알 카타니 대표는 20일 오전 울산 공장 로비에서 "온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로 사망하신 고인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유가족들에게도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전일 오후 8시50분쯤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에 소재한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휘발유 첨가제 제조시설(알킬레이션)의 정기보수 작업 과정에서 시운전 중 화재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현재까지 사망자 1명, 중상자 4명, 경상자 5명 등 총 10명의 사상자가 집계됐다. 화재는 발생한지 약 15시간 만에 초진됐다.

이날 알 카타니 대표는 "부상을 당하신 작업자들과 이번 사고로 심려를 끼친 주변 지역주민들께도 사죄 드린다"며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최상의 치료를 받도록 최선을 다하고, 하루 속히 쾌차하시도록 성심을 다해 보살펴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휘발유 첨가제 제조시설의 보수 작업 과정에서 시운전 중 콤프레셔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다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2월20일 기준 총 791일 동안 무재해 1000만 인시(人時)를 달성하는 등 안전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왔지만 약 3년 만에 발생한 이번 불의의 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한데 대해 내부적으로 침통한 분위기다.

에쓰오일의 무재해 인시란 울산공장과 저유소 근무 인원의 실 근무시간을 누적 산정하는 무재해 기록을 뜻하며 1000만 인시는 창사 이래 최초이자 최장 기록이었다.

사상자 발생으로 인해 에쓰오일은 올 초부터 시행중인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대상에 오르게 됐다. 에쓰오일의 최대주주는 63.4%의 지분을 들고 있는 사우디 아람코로 외국계 기업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재 난 곳은 친환경 휘발유에 들어가는 '첨가원료' 공장···연매출 7460억원·전체 매출 2.7%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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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후세인 알 카타니 S-OIL(에쓰오일) 대표이사 CEO가 20일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S-OIL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후세인 대표는 전날 발생한 폭발 화재 사고와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2022.5.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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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에쓰오일은 화재가 발생한 온산공장 제2 알킬레이션 공정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이밖에 해당 공장에 인접한 제2 RFCC(중질유분해시설), 제2 PX(파라자일렌) 공정의 가동도 일시 중단했다.

회사 측은 "자세한 피해상황을 조사중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공장의 재가동을 신속히 진행해 생산 및 공급차질을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휘발유 제조용 원료 일부인 알킬레이트 생산이 감소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제2 알킬레이션 공장의 지난해 매출액은 7460억원으로 추산됐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 대비 2.7%다.

알킬레이트는 쉽게 말해 친환경 휘발유 원료다. 알킬레이트는 높은 옥탄가가 특징인 물질이다. 옥탄가란 가솔린이 연소할 때 이상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옥탄가가 높을수록 고급 휘발유로 평가된다. 또 에쓰오일이 만드는 알킬레이트는 황, 올레핀, 아로마틱, 벤젠 같은 유해물질을 함유하지 않아 친환경 휘발유 유분으로 평가됐었다.

에쓰오일은 휘발유 품질 규격의 향상 및 수익성 제고를 위해 지난 2009년 첫 번째 알킬레이트 생산시설을 완공했다. 당시 총 투자비 1500억원을 들여 하루 9200배럴 생산이 가능한 공정이었다.

에쓰오일은 이어 2018년에도 신규 가동된 최첨단 복합석유화학시설(RUC/ODC)과 함께 부속 공정으로 제2 알킬레이션을 신설했다. 이 곳의 생산능력도 하루 9200배럴이다.

국내 정유업계는 친환경 휘발유 생산을 위한 자체 알킬레이트 공정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번 에쓰오일 화재가 정유업계 전반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알킬레이트 공정이 중단된데다 화재의 규모가 컸던 데 따라 에쓰오일 자체 휘발유 생산은 당분간 줄어들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우려했다.

에쓰오일 측은 생산중단의 구체적 영향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사고를 수습하고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집중해야 할 때"라며 자세한 언급은 아꼈다.

알 카타니 대표는 사과문 발표에서 "공장 운영이 중단된 동안 보유 재고와 국내외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석유제품의 내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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