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도미자와 스스무(88)는 86세 때인 지난 2020년 9월 집에서 자고 있던 손녀 도미자와 도모미(당시 16세)의 목 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2020년 9월 한집에서 같이 살던 친손녀를 살해한 도미자와 스스무(사건당시 86세)와 숨진 손녀 도미자와 도모미(16). [사진=후쿠이TV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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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당시 그는 술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할아버지와 손녀는 평소 다정하게 지내던 사이로 전해졌다.
도미자와와 손녀는 동네에서도 알 만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함께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는가 하면 한 60대 주민은 "두 사람 사이 갈등은 없었다"며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늘 인자하게 대했다. 뭐든지 사주고 용돈도 줬는데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전혀 몰랐다"고 현지 매체에 말했다.
이 사건은 한집에서 화목하게 지내던 가족에 대한 치매 노인의 갑작스러운 범행이라는 점에서 일본 사회에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숨진 손녀는 원래 다른 지역에서 부모와 함께 살다가 살해되기 얼마 전 할아버지 집으로 옮겨와 단둘이 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미자와는 범행 후 자신의 아들, 즉 도모미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손녀를 살해했노라"고 자백했다.
일본 경찰은 "손녀의 상반신에 많은 상처가 있었으나 반항한 흔적은 없는 것으로 보아 손녀가 자고 있을 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도미자와는 경찰 조사에서 "어린 손녀가 나를 심하게 질책하자 화가 나 있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86세 할아버지가 16세 손녀를 살해한 일본 후쿠이현 후쿠이시 사건 현장에서 경찰이 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후쿠이TV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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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의 쟁점은 피고 도미자와에게 형사책임능력을 물을 수 있는 지 여부다. 변호사 측은 '심신상실'을 검찰 측은 '심신모약(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첫 공판에서 도미자와 변호인은 "치매로 인해 선악에 대한 판단이 제대로 되지 않는 '심신상실' 상태에서 범행이 이뤄졌다"며 재판부에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 측 입장은 달랐다. 검찰은 "흉기를 '골라' 사람을 살해한 점, 범행 후 스스로 가족에게 연락한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자기가 한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한 것이다"라며 도미자와를 형사책임능력을 잃지 않은 심신미약 상태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일본 형법은 심신미약의 경우 죄를 물으나 형이 감경되고, 심신상실일 때는 벌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홍수현 기자(soo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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