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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분양 받으시고 자동차·명품백 받아가세요" 부동산 경품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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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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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계약하고 자동차도 경품으로 받아가세요." ‘미분양의 무덤’이 된 대구에서는 한때 최악의 부동산시장 침체기 때나 볼 수 있었던 고가 경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20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을 진행 중인 섹션오피스 ‘수성 엘센트로’는 계약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경품행사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 차량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분양시장에서 커피쿠폰·가전제품 등 경품 이벤트는 항시 있는 일이지만 자동차와 같은 고가 제품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분양시장에서 경품은 그 자체로 시장의 위기감을 나타내는 간접적인 지표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대구의 경우 아파트마저 미분양이 쌓여가면서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상태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경품의 수준이 달라진다"며 "분양전망이 좋지 않거나 미분양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을 경우엔 고가의 외제차량이 경품으로 나온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부동산시장이 최악의 침체 상황에 빠졌을 때 지방은 물론이고 수도권에서도 외제차량이 경품으로 나오곤 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시장에서 경품은 시장 상황에 따라 수준을 달리해 왔다. 샴푸·세제 등 생필품 수준에서 해외여행, 골드바, 외제차량까지 시기와 장소에 따라 다양했다. 2015년 청주에서 분양한 한 오피스텔은 계약자를 대상으로 2000만원 상당의 에르메스 브랜드 가방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2016년 12월에는 아파트 ‘동천 더샵 이스트포레’가 청약자 대상으로 벤츠 C클래스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이 단지는 차량 외에도 골드바 200g, 명품백 등을 경품으로 제시했다. 비교적 최근인 3년 전 수도권에서도 외제차량 경품이 나온 적이 있다. 경기 용인 수지구 '힐스테이트 광교산'은 벤츠(E300) 1대를 비롯해 LG전자의 스타일러, 다이슨 헤어드라이기 등을 경품으로 제시했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경품을 내거는 이유는 다소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더라도 미분양 등으로 인한 손실보다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해외여행상품이나 외제차 등이 타 업종 경품에 비해 고가인 것은 맞지만, 상가나 오피스텔, 아파트 등 부동산 상품 단가에 비하면 크게 높지 않은 편"이라고 했다. 그는 "흥행 실패로 인해 추후 추가적인 운영·마케팅비를 쓰는 것 보다는 초기에 과감한 마케팅으로 분양율을 높이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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