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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쓴 소설대로 움직였다… ‘남편 죽이는 법’ 작가의 충격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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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남편 살해 혐의를 받는 낸시 크램튼 브로피.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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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살해되는 경우, 부인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치밀하고 냉철하고 교활해야 한다.”

미국 작가 낸시 크램튼 브로피(71)가 2011년 발표한 작품 ‘남편 죽이는 법(How to Murder Your Husband)’에 나오는 구절이다. 단순 로맨스 추리 소설로 알려졌던 이 글은 7년 후 경찰이 주목한 주요 증거가 됐다. 낸시의 남편 대니얼이 갑작스럽게 살해당하면서부터다.

19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낸시는 요리사 겸 요리 강사였던 남편 대니얼을 권총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8년 6월 대니얼은 오리건주 포클랜드에 있는 조리학교 주방에서 두 번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현지 경찰은 낸시가 대니얼의 사망보험금을 노려, 소설에 등장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수사 당국이 주목한 건 낸시의 소설이었다. 낸시는 2011년 ‘남편을 죽이는 법’을 온라인 신문에 연재했다. 이후 ‘잘못된 남편(The Wrong Husband)’ ‘마음의 지옥(Hell On The Heart)’ ‘잘못된 경찰관(The Wrong Cop)’ 등 소설 7편을 꾸준히 발표했다. 작품 안에는 거액의 보험금, 기억상실증을 주장하는 무일푼 용의자, 사라진 흉기, 감시 카메라와 같은 요소가 등장하는데 이번 사건의 내용과 모두 일치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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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의 머그샷.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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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내용과 하나씩 비교해보면 이렇다. 낸시는 당시 주택 담보 대출금을 갚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대니얼 앞으로 10여개의 생명보험이 가입돼 있었으며, 그가 사망할 경우 나올 140만 달러(약 17억8000만원)의 수령인은 낸시였다. 실제로 낸시는 남편이 숨진 지 며칠 만에 보험금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사관들에게 자신이 용의자가 아니라는 편지를 써달라고 부탁한 녹음 증거도 공개됐다. 낸시가 “보험회사가 나를 의심할 수 있다. 보험금을 주지 않으려 한다. 내가 용의자가 아니라는 편지를 써달라”고 말하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낸시 측 변호사는 “낸시가 보험 판매원 일을 했기 때문에 가입한 것이며 낸시가 받는 돈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낸시는 법정 진술에서 살해 장소에 간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어디까지나 인근 CCTV에 자신이 찍혔기 때문일 뿐 현장에 있었던 기억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범행에 쓰인 총기는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수사관들은 낸시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총기의 장전 도구가 온라인 사이트 이베이에서 거래된 것을 파악했다. 낸시 역시 동의했으나 총기는 남편의 것이었고, 장전 도구는 소설을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낸시는 지금까지 무죄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25년간 행복하게 산 남편과 세계여행을 떠날 예정이었다”며 “남편은 친절하고 똑똑하고 겸손했다. 한 번도 크게 다툰 적이 없고 서로를 의심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며 살았다. 우리는 첫눈에 반했고 사랑하지 않은 적 없다”며 눈물 흘렸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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