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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2일간 던진 3만 3865개, 양현종에게 150승은 결과 아닌 과정[SS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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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이 19일 사직구장에서 치른 롯데전에서 개인통산 150승을 따낸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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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스코어는 5대 3이었다. 안치홍(현 롯데)이 연타석 홈런을 뽑아내 혼자 4점을 만들었다. 야수 실책도 많고 박빙 승부였지만, 마지막 기회여서 6회 2사까지 혼신의 120구를 던졌다. 마지막 타자가 삼진으로 돌아서 승리를 확정하자 “꿈만 같다”며 비로소 환하게 웃었다.

2017년 10월 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치른 KT전에서 5.2이닝 비자책 2실점으로 꿈의 20승을 따낸 날이다. KBO리그 최연소(34세 2개월 18일) 150승(역대 네 번째)을 달성한 ‘대투수’ 양현종(34·KIA)이 기억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다. 양현종은 지난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7.2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따내 2007년 한화 정민철 이후 15년 만에 개인통산 150승 고지를 밟은 투수로 우뚝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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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양현종(오른쪽)이 29일 사직 롯데전 6회말 2사에서 이강철(가운데)투수코치가 교체를 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지난 2010년 7월이다. (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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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철이 개인통산 150승을 따낸 2007년 양현종은 한화를 상대로 데뷔 첫 승을 품에 안았다. 9월29일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로 나서 5회까지 2안타 1실점해 프로데뷔 첫 승을 따냈다. 그는 꿈의 20승 고지를 밟은 2017년 7월13일 NC를 상대로 개인 통산 100승 고지에 올랐다. 왼손 투수 중에는 다섯 번째였고, 프랜차이즈 사상 최초 기록이었다. 그해 9월26일에는 조계현(1994년·18승)이 갖고 있던 프랜차이즈 역대 한 시즌 최다 선발승 기록을 경신(19승)했고, 그로부터 엿새 후 20승을 따냈다.

첫승을 따낸지 10년 만에 100승을 챙긴 양현종은 그로부터 5년 만에 50승을 더 쌓았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텍사스에 입단해 한 시즌 미국 야구를 경험한 것을 빼면, 풀타임 3년과 개막 50일이 채 안된 시점에 50승을 추가했다. 2007년 4월7일 잠실 LG전에서 데뷔전을 치른지 5522일, 4월12일 무등 현대전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른지 5517일 만에 수확한 값진 소득이다. 150승까지 434경기, 2041이닝을 소화했고, 8683명의 타자에게 3만 3865개를 던졌다. 탈삼진 1716개는 프랜차이즈 최다, 2041이닝은 2위(1위 이강철·2138이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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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통산 150승에 도전하는 KIA 양현종이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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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승을 따낸 순간 20승 기억을 떠올린 양현종은 “당시에도 20승을 너무 하고 싶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던진 기억이 난다”며 “오늘도 8회까지는 채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당시는 팀 우승과 개인의 영광이 걸린 중요한 경기여서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날은 “동료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는 간절함을 담아 투구했다. 어느새 투수조 최선참이 됐고, ‘대투수’로 불리는 팀의 기둥이라 양현종의 기록은 팀의 기록과 다름없다. 개인통산 150승 진기록에 김종국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 전원이 함께 도전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이유였다.

양현종은 “올해는 특히 기록이 걸린 등판이 많았다. 이럴 때마다 감독 코치님뿐만 아니라 동료들도 심리적으로 부담을 갖고 경기를 치르는 것 같아 미안했다. 그래서 오늘은 불펜진의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고 싶었다. 8회까지는 막아내고 싶었는데, 마지막 이닝이라고 생각하니 몸에 힘도 들어가고, 밸런스도 안좋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9회말 2사 만루 위기에서 마지막 타자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내 가까스로 승리를 지킨 마무리 정해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십년감수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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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이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7.2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뒤 마운드를 내려오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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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가 등판하는 날도 부담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지만, 프랜차이즈 최다승, 역대 최다승 2위, 2100이닝, 9연속시즌 세 자릿수 이닝, 8연속시즌 두 자릿수 승리 등 앞으로도 기록 열전이다. 양현종에게 150승은 결과가 아닌 과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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