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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전북 교육감 후보에게 폭행당했다는 후배 교수 “휴대폰으로 이마 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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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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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전북대 교수의 녹취록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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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교육감 선거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동료 교수 폭행 사건’의 진실공방이 뜨거운 가운데 경향신문이 당시 정황을 파악할 수 있는 녹취록을 입수했다. 이 논쟁은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서거석 후보가 과거 전북대 총장 재직 중 후배 보직 교수를 폭행했다는 것이 핵심 의혹이다. 상대 후보인 천호성 후보는 18일 폭행사실을 부인한 서 후보를 ‘허위사실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전주지검에 고소장을 냈다. 앞서 서 후보는 지난 16일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을 반복적으로 공표하고 있다”면서 천 후보를 같은 혐의로 고소했다. 맞고소로 치닫은 폭행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19일 폭행 피해자로 거론되는 A교수(전 전북대 부총장)가 지난 2일 고교 후배인 B교수와 10여분동안 나눈 통화 녹취록을 보면 A교수는 자신이 2회에 걸쳐 서 후보로부터 폭행당했다고 말했다. 폭행장소는 총장실과 한정식집이다.

A교수는 2013년(일시 미상) 총장실에서 자신이 대든다는 이유로 당시 총장이었던 서 후보로부터 “너 이 새끼 많이 컸다”면서 폭행(뺨 때림)당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서 후보가 시킨 심부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자 일어난 폭행이었고 “첫 빠따(첫 폭행)였다”고 실토한다.

A교수는 2차 폭행은 2013년 11월18일 전주시내 한정식집에서 열린 학부교수 만찬장에서 발생했다고 적시했다. A교수가 총장 선거에 출마하려고 하자 만류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A교수는 “‘(서 후보가)00회에서 너를 왜 총장으로 밀어주냐. 그런 얘기가 들린다. 이번에 총장 나오지 마라’고 했는데 끝까지 나간다니깐 교수들 보는 앞에서 때려버린거지. 이마를 찍어버린거지, 핸드폰으로”라고 말했다.

A교수는 이 통화에서 서 후보가 동료 교수 2명을 폭행한 사실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폭행당한 뒤 진단서를 끊어 놓은 것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사건 당일 A교수는 전북대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신문은 녹취경위와 사실여부를 재확인하기 위해 A교수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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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총국 교육감 후보 토론회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는 서거석후보(좌)와 천호성후보. KBS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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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후보측은 이날 낸 고소장에서 “서 후보의 폭행사실은 당시 전북대 교수사회에 전해졌고, 일부 교수들이 대학 진수당 건물에 ‘폭력행위 진상규명’이라는 글씨를 붙여놓고 4년동안 진상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면서 “동료 교수를 폭행한 사실이 명백한데도 교육감 후보자 TV토론회에서 폭행사실이 전혀 없다는 취지로 발언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밝혔다.

당시 전북대서 진상규명을 촉구했던 이강원 교수(현 서울대 지리학과)는 이날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당시 상황을 소상하게 전해줬다. 그는 “교수연구실에 ‘폭력행위 진상규명!’이란 문구를 2013년 12월18일 오후 1시반부터 2019년 2월27일 서울대로 옮길 때까지 붙여 놨었다”면서 “폭행사건 당일에는 교원임용 시험 출제를 위해 모처에 가 있었는데 돌아와서 당시 상황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A교수와 배드민턴을 치고 모임을 가졌는데 당시 상황에 대해 참담하다고 말해줬다. 한마디로 ‘폭력행위가 없었다’는 지금 서 후보의 말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A교수로부터 들은 얘기는 2013년 11월18일 7~8시 사이 남원에 약속이 있어 한정식집에서 먼저 나가려고 신발끈을 매고 있었는데 다른 방에서 술을 마시고 온 서후보가 A교수의 뒷통수를 후려쳤고, A교수가 돌아서는 과정에서 서 후보도 턱을 받쳤다. 옥신각신 다툼이 벌어졌고, 이 때 서 후보가 핸드폰으로 머리를 가격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학부 교수들은 방 안에 있어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밖이 소란스러워지자 문을 열고 상황을 파악했다”면서 “다음날 교수들은 대책회의를 가졌고 A교수의 상처를 확인까지 했다”고 전했다. 그는 “여러 교수들로부터 사건현장 얘기를 듣고 확인해서 진상규명을 요구한 것”이라면서 “행위가 너무 구체적이어서 꾸며질 상황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그런 폭행사실 있었다고 믿었기 때문에 묻어둬서는 안되겠다는 소신을 피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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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공공네트워크가 지난달 28일 전북교육청 브리핑룸에서 폭행의혹이 일고 있는 서거석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북공공네트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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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후보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발했다. 법률대리인인 홍요셉 변호사는 “선거에 굉장히 중요한 시기에 이런 흑백선전에 나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2013년 11월18일 한정식집에서 간담회가 있었고, A교수와 서 후보가 참석한 것은 사실이나 서 후보가 핸드폰으로 이마를 내려 찍었다는 것은 명명백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수사도 하기 전에 지지율 때문에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누구든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 누구라도 직접 폭행사실을 본 사람이 있다면 인정하겠다. 진단서가 있다고 하더라도 폭행의 결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지금은 오직 A 교수의 말 외에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피해자 주장 뿐인데 그것이 거짓이라면 누가 책임 질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서후보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분명히 밝히지만 동료 교수에게 폭력을 행사한 일이 전혀 없고, 그런 일로 경찰조사를 받은 적이 한번도 없다”면서 “언제, 어디서, 누구를 폭행했는지 적시해 달라. 만약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지 못하고 허위로 드러난다면 응당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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