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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요동치는 세계 반도체 산업, 더 강해져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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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1일 백악관에서 반도체 공급망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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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삼성 방문, 한·미 기술동맹 상징





각국 경쟁 격화…초격차 기술만이 살길



세계 반도체 산업이 요동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늘 방한 첫 행사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는다. 미 대통령이 방한 일정에서 지방에 있는 반도체 공장부터 찾는 건 처음이다. 재벌개혁을 외쳤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난해 이곳을 찾아 ‘K반도체 전략 보고’ 행사를 했다. 그만큼 반도체는 이제 개별 기업과 국가 차원을 넘어 한·미 동맹의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반도체 산업은 개별 기업 스스로 개척해 왔다. 삼성전자는 1983년 64KD램을 처음 개발해 세계 반도체 패권을 40년 가까이 지켰다. 하지만 지금 K반도체는 사면초가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아무리 사들여도 삼성전자 주가는 6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위기는 국내외에서 동시다발적이다. 대만 TSMC를 비롯해 세계 반도체 산업의 내부 경쟁이 격화하고, 세계 주요국이 일제히 반도체 자체 생산에 나서면서 K반도체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지각변동의 방아쇠는 4차 산업혁명과 미·중 패권 경쟁이다. 디지털 및 플랫폼 경제의 팽창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자 세계 각국은 반도체 자체 생산에 나섰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와 파운드리(반도체 주문 생산)가 급성장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주력해 온 한국 기업에는 익숙지 않은 상황이다. 이 분야는 TSMC가 절대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를 확장하고,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에 나섰지만 정부 규제와 토지 보상에 발목이 잡혀 시간을 허비해 왔다.

반면에 대만은 섬나라 여건상 물 부족이 극심하자 논에 물을 끊고 반도체 공장에 용수를 쏟아부었다. 대만은 4~5년 만에 그 결실을 보고 반도체의 새로운 강자가 됐다. 대만 경제에 온기가 넘치면서 올해 1인당 국민소득에서 한국을 제칠 게 확실시된다. 또 미국은 반도체 생산에 주력하는 미국경쟁법을 만들고, 유럽연합(EU)은 EU반도체칩법을 제정해 반도체 자체 생산에 나선다. 일본 역시 미국·대만과 협력해 반도체 생산력을 확충하고, 중국에 이어 인도가 반도체 생산에 도전한다. 한국 반도체가 벼랑 끝에 몰리는 이유다.

한국은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기로 했다. 그 핵심은 반도체·배터리를 비롯한 전략물자 공급망 구축이다. 한국은 반도체 장비의 45%를 미국에 의존하는 만큼 IPEF 참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결국 반도체가 경제·안보를 넘어 기술동맹의 ‘킹핀’이 된 셈이다. 이 새로운 체제에서 한국 반도체가 살아남는 조건은 초격차 반도체 기술뿐이다. 기업이 더 강해져야 하고,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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