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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여자축구 지소연 "여러 제안 받았지만, 마음이 한국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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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영국 생활 접고 WK리그로…"몸 좋을 때 팬들에 기량 보이고 싶었다"

"첼시를 보면 나를 보는 듯…첫 FA컵 우승·홈 고별전 기억에 남아"

연합뉴스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하는 지소연
(영종도=연합뉴스) 신현우 수습기자 = 한국 여자축구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한 지소연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로 귀국,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4년 잉글랜드 첼시 위민에 입단한 지소연은 여자슈퍼리그(WSL)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고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상을 받는 등 8년 동안 맹활약했다. 2022.5.19 nowwego@yna.co.kr



(영종도=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8년의 영국 생활을 접고 돌아온 한국 여자축구의 '에이스' 지소연(31)은 잉글랜드 첼시와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여러 제안을 받았으나 "마음이 한국을 향했다"고 WK리그행 이유를 밝혔다.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취재진을 만난 지소연은 "내년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이 있는데, 마지막이 될지도 몰라서 더 집중하고 싶었다. 몸 상태가 좋을 때 국내 팬들 앞에서 기량을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2014년부터 뛰어온 잉글랜드 첼시와의 동행을 이번 2021-2022시즌으로 마치고 이날 완전히 귀국, 7월 국내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데뷔를 앞뒀다.

지소연은 첼시에서 줄곧 주축으로 뛰며 팀이 유럽 여자축구의 강호로 도약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첼시를 보면 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함께 성장했다.

첼시에서 총 13차례 우승을 경험한 그는 2014-2015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것, 그리고 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마지막 홈 경기에서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게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다.

아직은 완전히 귀국한 게 실감이 안 난다며, 첼시에서의 추억이나 영국에서 마지막 짐을 쌀 때를 되짚으면서는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했던 지소연은 "처음엔 아쉬움도 있었고, WK리그에서 뛰는 설렘도 포함된 것 같다"며 의미를 설명했다.

다음은 지소연과의 문답.

연합뉴스

꽃다발 받는 지소연
(영종도=연합뉴스) 신현우 수습기자 = 한국 여자축구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한 지소연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로 귀국,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14년 잉글랜드 첼시 위민에 입단한 지소연은 여자슈퍼리그(WSL)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고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상을 받는 등 8년 동안 맹활약했다. 2022.5.19 nowwego@yna.co.kr



-- 이제 완전히 들어왔는데, 귀국 소감은.

▲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여름에 다시 돌아가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한 계절이 지나야 돌아온 걸 완전히 실감할 것 같다. 복잡한 심경이다. 많은 분이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

-- 지금 국내행을 택한 배경은.

▲ 내년에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이 있는데, 마지막이 될지도 몰라서 더 집중하고 싶었다. 단기간에 결정한 건 아니고, 긴 시간 생각한 일이다.

재계약을 앞두고 있어서 첼시에서도 오래 기다려주셨고, 팀에서 제가 좀 더 있기를 바랐던 것도 사실이다. 미국 팀 등에서도 여러 제안을 받았는데, 제 마음이 한국을 향했다.

-- 국내 팬 앞에서 리그 경기는 처음 뛰게 됐는데.

▲ 제가 해외에서 뛰는 모습을 못 보신 한국 팬들도 많을 거로 생각한다. 몸 상태가 좋을 때 팬들 앞에서 기량을 보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도 귀국을 택한 요인이 됐다.

-- 첼시에서의 8년을 정리한다면.

▲ 지소연이라는 선수를 만들어 준 시간이다. 첼시가 준프로일 때부터 같이 해왔기에 첼시를 보면 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 처음 첼시에 갔을 때는 강팀이 아니고, 리그 7위 정도의 팀이었다. 제가 가고 나서 좋은 선수들이 많이 왔고, 첫 FA컵 우승을 했다. 그때 결승 골을 넣고 첫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게 기억에 남는다. 팬들과 아름답게 인사할 수 있게 해 준 마지막 홈 경기(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도 기억에 남는다.

연합뉴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지소연
(영종도=연합뉴스) 서대연 수습기자 = 한국 여자축구 최초로 영국 무대에 진출한 지소연이 8년간의 영국 생활을 마치고 19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소연은 2014년 첼시 위민에 입단해 8년 동안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6회, 여자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회, 리그컵 2회, 커뮤니티 실드 1회의 팀 우승에 기여했다. 2022.5.19 dwise@yna.co.kr



-- 첼시 팬과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8년 동안 좋은 추억을 만들고, 트로피를 같이 들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한 번 블루는 영원한 블루'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왔는데, 여기서도 첼시를 계속 응원하겠다.

-- 8년 영국 생활의 원동력은.

▲ 서른 넘어서까지 해외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나 궁금했다. 내가 버텨야 후배들도 올 기회가 많을 거로 생각해서 버틴 것 같다.

-- WK리그에 어떤 영향을 주고 싶나.

▲ 해외에서 경험한 걸 후배나 친구들에게 공유해서 리그가 발전하도록 함께 노력하고 싶다. 좋은 경기력도 보여주고 싶다. 영국에서 뛰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잘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적응하려고 노력하겠다.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

아쉬운 건, WK리그 경기가 월요일이나 목요일 4시, 6시에 주로 열리더라. 경기를 보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그 시간대에 오실 수 있을까 걱정도 된다.

--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 도전했으면 좋겠다. 많은 선수가 해외로 나가서 많이 경험해야 개인 기량이 발전하고, 전체가 강해진다고 생각한다. 도전 정신으로 해외의 문을 많이 두드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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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 8년 영국 생활 마치고 귀국
(영종도=연합뉴스) 서대연 수습기자 = 한국 여자축구 최초로 영국 무대에 진출한 지소연이 8년간의 영국 생활을 마치고 19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지소연은 2014년 첼시 위민에 입단해 8년 동안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6회, 여자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회, 리그컵 2회, 커뮤니티 실드 1회의 팀 우승에 기여했다. 2022.5.19 dwise@yna.co.kr



-- 6월 A매치 기간 캐나다와의 친선전 계획이 오늘 발표됐다.

▲ A매치 기간에 경기하는 건 감사한 일이다. 캐나다는 올림픽에서 우승한 좋은 스파링 상대고, 월드컵 준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강팀을 상대로 어느 정도까지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 잘 점검해야 한다.

-- 최근 경기장을 찾기도 했던 박지성과는 따로 인사를 나눴나.

▲ 출국 전날 지성 오빠 부부,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식사를 했다. 지성 오빠가 고생했다면서, 한국에서도 여자축구 발전에 큰 도움 되게끔 파이팅하라고 해주셨다.

희찬이에게도 고맙다. 울버햄프턴에서 런던까지 와줬고, (첼시의 상징색에 맞춰) 파란 꽃을 갖고 왔더라.

-- 국내행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은.

▲ 어머니가 굉장히 반기셨다. 축구도 축구지만, 가족도 인생에서 중요하니까 이제 더 잘하고 싶다. 12년 떨어져 있었으니 이제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 친구들도 만나고 싶다.

-- 향후 계획은.

▲ 계약을 마무리하고 입단식과 기자회견 등을 하고 나면 곧장 대표팀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들어오면 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쉴 시간이 없을 것 같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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