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소비심리 급랭·경기둔화 우려에 패닉… “닷컴 버블 때보다 심각” [뉴스 투데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發 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美 소매업체 ‘실적 쇼크’ 주식시장 덮쳐

타깃 24.93%↓… 1987년 후 하락폭 최대

도쿄 닛케이 1.89%↓· 홍콩 항셍 2.54%↓

아시아 증시도 줄줄이 떨어져 ‘비상’

코스피도 온종일 고전… 1.28% 하락

네이버·카카오는 52주 신저가 경신

비트코인도 3만달러 아래로 떨어져

세계일보

미국 뉴욕증시가 폭락한 18일(현지시간) 한 트레이더가 입회장에서 모니터를 보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뉴욕=신화통신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9일 전 세계 주식시장이 요동쳤다. 인플레이션 심화로 미국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지표가 눈으로 확인되며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본격적으로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는 증권가의 진단에 ‘경기침체’에 대한 위기감이 감돌았다. 단기간 상승 뒤, 상대적으로 긴 하락장이 이어지는 장세가 반복되자 ‘닷컴 버블’ 때보다 더 심각한 급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미국 뉴욕 증시 급락 여파는 이날 아시아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1% 이상 하락한 한국 코스피는 물론, 도쿄 닛케이(1.89%), 홍콩 항셍(2.54%), 대만 자취안(1.70%) 등이 줄줄이 무너졌다. 홍콩 증시의 경우는 장 한때 2만선이 무너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36%)만 소폭 상승했다. 한국 폐장 2시간 뒤 열린 유럽 증시에서도 장 초반 독일DAX(2.05%), 영국 FTSE(2.46%), 프랑스CAC40(2.15%) 등 2%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뉴욕증시 급락은 경기 둔화 공포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올해 연간 순이익이 전년보다 1% 감소할 것이라며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데 이어, 또 다른 대형 유통업체 타깃도 이날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월가 예상을 하회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타깃은 2분기 영업이익률에 대해서도 “1분기 영업이익률 5.3%를 중심으로 넓은 범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2분기 실적 개선도 쉽지 않다는 뜻이다. 타깃은 24.93%나 폭락했다.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악의 하락이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스콧 마이너드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올 여름과 가을은 투자자들에게 끔찍할 것”이라며 “나스닥지수는 전 고점 대비 7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8%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증시는 (2000년) 인터넷 버블 붕괴와 상당히 비슷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세계일보

1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현황판에 장 마감된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33.64포인트(1.28%) 하락한 2592.34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긴축을 주도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현 자세를 바꾸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물가 상승률이 분명하고 확실하게 내려가는 것을 볼 때까지 (금리 인상을) 밀어붙이겠다”(제롬 파월 의장)며 인플레 억제 우선 시그널을 시장에 연일 보내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도 미국 급락장 여파로 하루 종일 고전했다.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1.34%), 삼성바이오로직스(0.38%)를 제외한 전 종목이 하락했다.

네이버(-1.81%), 카카오(-2.66%)는 장중 각각 26만6500원, 8만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네이버·카카오 하락은 2020년6월 이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이날 나스닥 영향과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0.88%), SK하이닉스(-2.20%), 삼성SDI(-1.99%), 현대차(-1.89%), LG화학(-1.95%), 기아(-2.84%) 등도 일제히 내림세였다.

세계일보

미국 유통업체 급락에 롯데쇼핑(-3.96%), 이마트(-3.35%), 현대백화점(-2.69%), 신세계(-2.15%) 등 국내 대표 유통주들도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비금속광물(1.65%)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했다. 섬유·의복(-4.00%), 종이·목재(-3.18%), 운송장비(-2.28%), 건설업(-2.31%), 운수창고(-2.03%) 등이 2% 넘게 떨어졌다.

가상화폐도 휘청거리고 있다. 코인데스크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45분 현재 대표적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2.55% 하락한 2만912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경기확장 국면의 후반부이자 침체 전 마지막 남은 유동성 효과가 소진되는 이른바 ‘에코버블’ 상황으로, 경기침체로 다가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분간 현 장세가 계속된다는 관측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통화에서 “고점 대비 주가가 약 20% 빠진 상황으로 연준이 개입하거나 통화정책을 바꿀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유동성을 늘리거나 배당주에 투자해 안전하게 있는 것이 좋다. 단기 승부 전략을 하기엔 안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도형·이지민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