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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재정에 러시아의 점령지 요새화…장기전 준비 돌입한 우크라이나의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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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본격적인 장기전 준비에 돌입했다. 하지만 러시아군 점령 지역 재탈환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방어전을 넘어서 재탈환에 나설 만큼 무기와 재정적 여력이 충분하지 못한 탓이다.

현지매체 우크라이나인스카야 프라우다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밤 연설에서 전쟁이 길어질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장기전을 준비하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25일 종료되는 계엄령을 8월23일까지 90일 연장하는 법안을 우크라이나 의회에 제출했다. 그는 “반격으로 전환은 방어보다 훨씬 어렵다”며 “다음달 안에 우크라이나 전역을 해방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계엄령 연장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헤르손, 멜리토폴, 베르디안스크, 에네로다르, 마리우폴 등 러시아군에 점령 중인 도시 이름을 하나씩 부르면서 “점령 중인 모든 도시와 마을은 우크라이나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 역시 장기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유럽연합(EU) 국방장관과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상대로 한 화상연설에서 “러시아군은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으며 방어전을 할 경우에 대비해 자포리자와 헤르손에 요새를 건설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목표는 크름반도와 돈바스를 잇는 육로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최근 하르키우 등 북동부 전선 일부에서는 후퇴하고 돈바스에서도 막대한 사상자를 내며 진격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우크라니아 남부 점령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만드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라트 후스눌린 러시아 부총리는 18일 자포리자주 멜리토폴을 방문해 유럽 최대 원전이자 우크라이나 전력의 4분의 1을 생산하는 자포리자 원전의 전력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하지 않겠다는 구상을 밝혔다고 러시아 국영매체 리아노보스티가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자포리자 원전의 전력을 사용하려면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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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장악한 지역들은 우크라이나의 군수공장을 포함한 산업기반 수출항이 밀집된 곳들이다. 전쟁으로 경제활동이 중단된 데다 이들 지역을 빼앗기면서 우크라이나의 4월 세수는 당초 계획의 60%에 그쳤다. 5월 세수는 예상치의 45~50%에 그칠 전망이라고 세르히 마르첸코 우크라이나 재무장관이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전력공급처까지 잃으면 전 국토가 전쟁터가 된 우크라이나의 경제생활은 더욱 어려워진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군의 침공 이후 지금까지 전쟁으로 83억달러(약 11조원)를 지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 ‘유나이티드24’를 만들고 우크라이나 축구영웅 안드리 셰브첸코를 홍보대사로 임명해 모금을 시작했다.

국제사회에서도 우크라이나의 재정 문제를 두고 논의하기 시작했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은 독일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을 논의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G7 국가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충분치 못하다”며 “금융 지원을 늘리는 데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은 우크라니아에 400억달러(약 51조원) 규모의 재정·금융을 지원하는 방안을 의회 제출해 상원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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