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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美 경연 깜짝 우승' 알렉사, K팝 이름 달고 더 넓은 무대를 향해(종합) [SE★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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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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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cm 작은 체구의 소녀 가수 알렉사가 미국 경연 프로그램의 판을 뒤집었다. 그 누구도 예견하지 못한 결과다. 유일한 K팝 아티스트 참가자로 K팝의 위상까지 높인 이 소녀의 글로벌 활동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알렉사의 미국 NBC 경연 프로그램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American Song Contest, ASC) 우승 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알렉사와 소속사 지비레이블 김준홍 대표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는 지난 3월부터 NBC에서 방송된 미국의 연간 음악 경연 프로그램으로, 1954년도부터 진행된 유럽 방송 연맹의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의 미국 버전이다. 미국의 50개 주, 미국의 해외 영토 5곳, 워싱턴 D.C.의 참가자 56명이 모였고, 한국계 미국인인 알렉사는 오클라호마주 대표로 참가했다. 알렉사는 파이널 무대에 진출한 10팀 중 총 710점을 받아 2위와 200점 이상 차이 나는 압도적인 점수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알렉사는 우승자의 특권으로 '2022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에 참여하고, MC였던 켈리 클락스의 초대를 받아 '켈리 클락슨 쇼'에 출연하는 등 달라진 위상을 자랑했다.

미국에서 스케줄을 소화하다 이날 새벽 귀국한 알렉사는 "비행기에서 잠을 한 숨도 못 잤다. 긴장되고 이런 순간을 기다렸다"며 "아직까지 실감이 안 난다. (간담회 현장에) 들어오자마자 '알렉사 우승'이라는 이미지를 보고 놀랐다"고 얼떨떨한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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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사와 겨룬 경쟁자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알렉사는 마이클 볼턴 등 유명 팝스타들과의 경쟁 끝에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이름만 대면 알만 한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있었다. 우리가 걱정했던 건 K팝이 생소한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는 거였다"며 "컨트리 음악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그렇게 좋은 점수를 못 받았다. 심사위원 점수는 5등이었는데 판을 뒤집기 위해서는 미국 국민들의 점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적으로 700점이 넘는 점수로 우승을 했다. 그 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난다"며 "새로운 K팝을 알리는 무대였다고 생각한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신곡 '원더랜드(Wonderland)'는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의 우승곡이다. 알렉사는 현실이 아닌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완벽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 이 곡을 한편의 뮤지컬처럼 풀어냈다. 로프와 다양한 소품, 의상을 이용해 퍼포먼스를 펼친 것이 시선을 모으는 데 한몫했다. 알렉사는 이 곡으로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로 "콘테스트에서 모든 참가자 중 내가 유일한 K팝 아티스트여서 나만이 보여줄 수 있는 K팝의 강렬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며 "K팝은 퍼포먼스적으로 다른 점이 있지 않나. 무대 세트, 의상, 헤어 메이크업 등 무대 여러가지 요소가 있어 K팝이 남다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알렉사는 '원더랜드'로 국내외 활동을 이어간다. 알렉사는 "현재 한국에서 활동을 하려고 열심히 준비 중이다. 다양한 무대를 보여드리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는 최고의 히트곡을 뽑는 경연 대회고, '원더랜드'가 뽑혔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활동은 지금부터"라며 "미국은 우리나라 만큼 음악쇼가 많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방식과 다르게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원더랜드'가 미국 라디오 매체 등에서 많이 플레이 되고 있다. 한국 아티스트의 음악을 통틀어 6위"라며 "1위는 방탄소년단이고, 이후 블랙핑크, 몬스타엑스, 트와이스, 싸이, 그리고 알렉사 순이다"라고 말해 위상을 실감케 했다. 그러면서 "팬미팅도 준비 중이고 알렉사를 몰랐던 사람들에게도 알릴 수 있는 친화적인 이벤트를 계힉하고 있다"고 해 앞으로를 더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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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알렉사는 Mnet '프로듀스 48'(이하 '프듀') 출신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 어머니와 러시아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알렉사는 미국에서 나고 자랐고, 슈퍼주니어를 알게 된 뒤 K팝 아티스트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프듀'에 도전했다. 당시에는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 했지만 2019년 솔로 가수로 데뷔하며 꿈을 이뤘다.

알렉사는 솔로 데뷔 이후 국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건 아니지만 'K팝 아티스트'라는 이름을 내걸고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경연에 앞서 K팝 아티스트 최초로 미국 대면 팬 사인회를 개최하고, LA다저스 경기 전 미국 국가 제창을 하기도 했다.

K팝 아티스트 중 방탄소년단 이후로 두 번째로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 진출하게 된 알렉사는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회까지 얻었다. 알렉사는 도자캣과 대화하는 모습으로 시선을 모았던 것에 대해 "꿈만 같았다. 내가 해외에서 콜라보 하고 싶은 아티스트 첫 순위였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고 이야기를 나눈 것이 영광이었다. 베리 쿨(Very Cool)"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자캣과 이야기를 하다가 내 귀를 보고 '피어싱 정말 멋있다. 그렇게 따라 하고 싶다'고 하더라. 나중에 도자캣의 귀에 피어싱이 더 많으면 나를 보고 한 것이 아닐까"라고 재밌는 비하인드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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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사가 꼽은 국내 롤모델은 현아와 그룹 샤이니 태민이다. 그는 "포미닛으로 데뷔할 때 현아 선배님의 큰 팬이었다. 솔로로 나온 '체인지'는 내가 처음으로 안무를 배운 곡"이라며 "무대를 볼 때마다 그런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좋은 기회를 통해 지난해 실제로 만나게 되고 연락하는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K팝을 처음으로 알게 된 2008년에 샤이니가 데뷔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안무도 배우고 무대 매너를 배웠다"며 "태민 선배님은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 부르고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를 한다. 나도 그런 퍼포먼스를 하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의 알렉사는 글로벌적인 이미지를 강조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난 뮤직비디오 프로덕션을 20년 동안 운영해왔다. 내가 느낀 건 K팝도 세계로 진출하면서 많이 진화했다"며 "현재는 (K팝을) 글로벌적으로 들어도 통한다"고 K팝 3.0을 언급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유니버셜 하고 여기에 아티스트만의 개성을 넣을 것이다. 알렉사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알렉사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할 계획이다"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처음부터 미국 시장을 생각했다"며 "알렉사를 데뷔시킬 때 내가 20년 동안 뮤직비디오 작업을 하면서 느꼈던 것을 알렉사에게 구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알렉사는 "항상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다른 장르와 콘셉트를 도전하고 싶다"며 "완전 어둡고 으스스한 콘셉트의 노래를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추승현 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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