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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2년 만에 최대 낙폭…옐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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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미국 주가지수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증시 하락은 소매업체 주가 폭락이 이끌었지만 기저에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장률 전망치 하향이 잇따르는 가운데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스태그플레이션 위협을 언급했다.  

18일(현지시각) 뉴욕 증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64.52(3.57%) 하락한 3만1490.0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65.17(4.04%) 하락한 3923.68에 거래를 마쳤다. 각 지수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높은 물가상승률·코로나19 유행 뒤 복구가 더딘 공급망 문제 등 경제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며 올들어 다우지수는 13%, S&P500지수는 17%가량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도 566.37(4.73%) 내린 1만1418.15로 마감됐다.

이날 하락은 소매업체들이 주도했다. 업체들은 비용 인상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료비 등 비용 인상 속도가 거세 실적에 압박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표적 소매업체 타깃 주가는 이날 25%나 폭락했다. 타깃은 이날 시장 예상보다 낮은 실적을 발표하며 연료비 등 비용 상승 압박이 올해 안에 완화될 여지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17일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25% 급감했다고 발표한 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 주가도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업체 주가는 실적 발표 뒤 17일 11% 내린 데 이어 18일 6.8% 추가로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렛 빅스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이 초래한 공급망 혼란이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유통업체 코스트코 및 베스트바이 주가도 각각 12.5%, 10.5% 내렸다.

분석가들은 미국 소비자들은 임금 인상 등에 힘입어 여전히 소매지출을 늘리며 인플레이션을 감당할 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소매업체들은 견디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7일 발표된 미국 4월 소매 판매는 전달보다 0.9% 증가하며 4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점차 저렴한 물품 소비로 옮겨가며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지갑을 닫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담배업체 필립 모리스의 모회사 알트리아는 흡연자들이 고유가로 가처분 소득이 줄며 더 싼 담배를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고 매트리스 업체 템퍼도 일부 고가 품목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이달 초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매체는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물품을 찾는 경향이 식품 및 생필품 부문에서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정부의 재정 지원, 이후 이어진 고용 증가와 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지출은 상승세였지만 물가상승률이 임금 상승분을 압도하면서 결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져왔다. 미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8.3%인 데 반해 임금 상승률은 5.5%다.

코로나19 유행이 안정세에 접어들며 실외 활동이 늘면서 가전 구매 등이 줄고 소비자들이 여행, 외식 등 점차 서비스 부문 소비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소매업체에는 타격이다. 다만 상품 부문에서 서비스 부문으로의 소비지출 이동은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경제학자들은 상품에 대한 수요 감소는 공급망 압력을 개선하고 인플레이션을 누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며 상품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주도해 왔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연방준비제도(Fed) 입장에서 이는 좋은 신호"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소매업종뿐 아니라 S&P500 종목 중 98%가 하락했다고 짚었다. 경기 침체 전망이 늘며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두드러졌다.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11%포인트 하락한 2.88%로 거래됐다. 채권 수익률 하락은 채권값 상승을 뜻한다.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인덱스도 0.4% 가량 뛰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은 전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7일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며 인상 의지를 확고히 했지만 시장에선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CNN은 5월 0.5%포인트 금리를 인상한 것을 포함해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린 연준이 한 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은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시사했지만 그간 금리인상에 떨던 시장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오히려 빠른 인상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가들은 "투자자들이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항하기엔 너무 느리게 움직인다고 보고 있다. 0.75%포인트 인상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겠지만 그 편이 더 선호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준 의장으로 양적완화를 주도했던 벤 버냉키도 17일 "연준이 금리인상을 미루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말하기도 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를 보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18일 독일 본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를 앞둔 연설에서 물가는 상승하는데 성장은 둔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은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가능성 등 리스크가 가득하다"며 "세계 경제 전망이 도전적이고 불확실하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세계적으로 생산과 지출은 줄고 인플레이션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뿐 아니라 4월 영국과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각 9%, 7.4%에 달하는 등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성장률 전망치는 하락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16일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4%에서 2.7%로 낮췄다. 반면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3.5%에서 6.1%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의 경우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봉쇄로 4월 소매판매는 11.1% 감소, 산업 생산도 2.9% 감소하는 등 경제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경제활동 둔화는 세계 공급망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공급 부족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기대를 낮춘다.  

옐런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해 이달 25일까지 미국 투자자가 러시아 채무에 대한 원리금을 받을 수 있도록 러시아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허용한 "예외 조치 조항의 만료"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을 높이는 조치다. 옐런은 "러시아는 이미 세계 자본시장과 단절돼 있다"며 디폴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임을 시사했다. 옐런은 그러나 서방이 동결한 러시아 자산을 몰수해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는 데는 "미국에선 법적 문제가 있다"며 한 발 물러섰다. 반면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해당 조치가 "가능한 옵션"이라고 말했다.

프레시안

▲18일(현지시각) 독일 본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기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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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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