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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신저가’ 찍은 네이버·카카오…“아직 바닥 아니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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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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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급락에 한국 증시에도 한파가 닥쳤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날아올랐던 미국 기술주들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한국 인터넷 기술주를 대표하는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등을 노리고 들어간 투자자들은 길어지는 하락세에 고민이 크다. ‘내려갈 만큼 내려갔다’고 보고 진입 시기를 저울질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높고 기업 성장이 둔화된 것을 이유로 두 기업의 중단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아직도 바닥으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네이버·카카오 ‘신저가’ 기록

18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과 버블 공포가 닥치면서 미 증권시장 주요 지수는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566.37포인트(4.73%) 폭락한 11418.15에 장을 마감했다. 테슬라는 6.8%, 애플은 5.64%, 아마존은 7.16% 빠졌다.

국내 증시도 큰 폭 조정을 겪고 있다. 특히 인터넷 플랫폼 대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신저가를 경신했다. 네이버는 이날 한때 3% 넘게 내리면서 장중 26만6500원을 찍었고 카카오 역시 3.25% 떨어지며 장중 8만원까지 밀려났다. 이날 네이버는 전날보다 1.81% 내린 27만1500원에, 카카오는 2.78% 내린 8만300원에 마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지난해 7월과 6월 신고가를 찍은 뒤 코스피가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든 9월부터 함께 미끄러졌다.

네이버는 지난 1월 한달 만에 37만6000원에서 30만3000원으로 20%가량 급락했다. 3월 들어 다시 34만원까지 오르며 반등하는듯 했지만 곧 다시 후퇴해 27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카카오는 지난 1월 3일 11만4500원에서 27일 8만2600원까지 떨어졌다. 3월 10만원을 넘겼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기록한 장중 최고가와 이날 기록한 최저가를 비교하면 네이버는 42.7%, 카카오는 53.7% 낮다.

투자자들은 심란하다. 1월 급락 당시 ‘바닥’이라고 생각해 투자한 이들도 끝모를 추락 속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5)씨는 “올 초 기술주들이 크게 빠져 기회로 보고 네이버와 카카오를 나눠 샀는데 15%, 13%씩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언젠가는 오르겠지만 하반기에 목돈이 필요해 환매해야 하는데 그 때까지 원금도 찾지 못할까봐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아직 바닥 아니다”…올해는 부진 이어질듯

투자자들은 인터넷 대장주인 카카오와 네이버의 반등을 믿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시기다. 당분간 이들 기업의 주가 흐름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부정적이다.

현재 주가 부진에는 외부적·내부적 요인이 모두 영향을 미치는데 외부적 요인인 글로벌 인플레이션, 미국 긴축 정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의 불확실성이 큰 데다, 내부적 요인인 기업 성장에 있어서도 전년과 비교해 큰 성과를 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다.

김동환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두 기업의 주가가 향후 더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매출을 크게 늘릴 수 있는 해가 아니기 때문에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네이버 카카오의 10년간 주가매출비율(PSR)을 분석해보면 보통 3∼4배정도였는데 현재 네이버는 5배, 카카오는 4배정도다. 현재로서는 주가가 더 빠질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증시에 하락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해소될 경우 나아질 수 있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올해 크게 반등할 요인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돼 가치가 높은 기업의 주가가 다소 부진한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매출액 및 이익 증가율 등 전통적 지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카카오는 지난해보다 둔화된 광고사업부 성장률의 회복과 신사업 고성장세 유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네이버의 경우 핵심사업부의 견조한 성장은 긍정적이다. 올해 실적은 신사업의 공격적 가치 반영보다 수익성과 성장률 지표 개선 여부를 눈여겨 봐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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