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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증시서 이탈한 기관들 'M&A 스팩' 대거 몰려...불황 투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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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올해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증시가 불안하고 IPO(기업공개) 시장이 위축되면서 공모주 펀드 등 기관 자금이 안정적인 스팩으로 몰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와 38커뮤니케이션 등에 따르면 이주에만 한화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이 총 3건의 스팩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스팩명은 각각 한화플러스스팩3호와 유안타스팩9호, 하나금융스팩24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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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스팩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5개월 간 접수된 상장예심 청구는 17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3개 스팩이 상장 절차를 마쳤고, 6개 스팩이 거래소의 승인을 받고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스팩은 8개다.

지난해 스팩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가 25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스팩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속도대로면 최근 5년 새 스팩 상장이 가장 활황이었던 2019년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19년에는 총 33개 스팩이 상장예심을 통과했고, 연내 30개 스팩이 증시에 입성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M&A)이 목적인 서류상 회사다. 공모를 통해 투자 자금을 모으고, 기업합병에 따른 주가 상승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스팩이 증시에 상장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3년(36개월)이며 이 기간 내에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면 자동 상장폐지된다.

다만 스팩주는 다른 기업과 달리 상장폐지 되더라도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원금에 가까운 투자금과 이자를 보장한다. 금융투자업규정에 따라 공모자금의 90% 이상을 은행에 맡겨둬야 하기 때문이다.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로 꼽히며 증시 하방이 뚫린 변동성 장세일수록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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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IPO 시장이 경색되면서 스팩을 찾는 기관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안정적인 투자처인데다 IPO가 줄줄이 취소되는 상황에서 갈 곳을 잃은 투자금이 스팩으로 통하는 양상이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공모 수요가 많아지며 펀드 설정액은 높은데 담을 공모주가 없는 상황"이라며 "스팩은 안전한 투자처라 상대적으로 돈이 모이고 있고, 또 결국은 코스닥이기 때문에 다른 공모주 대신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던) 올 초에는 모아놓은 공모주 자금만큼 투자 배정이 나오지 않자 노는 자금이 스팩으로 쏠리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 또한 IBKS제17호스팩과 KB제21호스팩의 대표를 맡아 이끌고 있다.

페이퍼컴퍼니인 스팩은 회사를 세우기 위한 최소 비용도 없다. 주관사와 기관투자자들이 중심이 돼 법인을 세우고, 공모가(2000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가격(1000원)으로 스팩주를 배당받거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초기 자본으로 참여한다. 한 기관 투자자는 "스팩은 대박나면 2배, 인수합병에 실패해도 10%를 잃는 수준이라 부담 없는 투자처"라고 말했다.

우량기업과 합병할 경우 주가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스팩 투자의 매력으로 꼽힌다. 지난해 제이시스메디칼과 합병한 유안타제3호스팩, 엔피와 합병한 삼성스팩2호 등이 현재 공모가의 4배 수준인 8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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