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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쏘아올린 공 '반지성주의', 정유라까지 뛰어든 '반지성'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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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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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 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있다. 2022.5.1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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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던진 '반지성주의' 화두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정치권을 달구고 있다. 새 내각 인사청문회 등 각종 쟁점을 두고 여야가 서로에게 반지성주의라는 꼬리표를 붙이려는 양상이다.

반지성주의는 이성과 합리보다는 질문을 배제한 맹목적 추종에 기반한다. 따라서 여야와 진영을 넘어 함께 배격해야 할 악습이지, 새로운 정쟁의 불씨로 만들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단갈등에 진실왜곡, 보고싶은 사실만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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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2.5.1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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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식에서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반지성주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간,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반지성주의(안티-인텔렉추얼리즘, Anti-intellectualism)는 미국에서 정립된 개념이다. 최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인기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했다. 그러나 연원은 더 오래 전이다. 미국의 역사학자 리처드 호프스태터의 1963년 저서 '미국의 반지성주의'가 대표적이다.

호프스태터는 1950년대 미국의 반(反) 공산주의 열풍인 매카시즘 등을 보면서 연구를 시작했다. 반지성주의는 지적인 사고보다는 감성의 우위를 주장한다. 정치영역에선 과학에 기반하기보다 이미지나 감정에 호소하는 형태로 대중을 조직화, 동원한다. 믿고싶은 것만 믿는다는 '선택적 정의'도 거론된다.

자연히 권위주의 정부나 독재국가의 특징으로 여겨진다. 독일 나치의 파시즘, 소련 스탈린의 전체주의를 반지성주의의 대표적 사례로 본다. 북한체제를 떠받치는 '수령' 1인에 대한 맹목적 충성이나 가족세습도 그렇다. 물론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나타나곤 해 문제가 된다. 미국의 매카시즘이 그랬다.


"야당 상대로 그러냐" VS "집단주의 말한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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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 문재인 전 대통령이 10일 KTX 울산 통도사역에 도착해 환영 나온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측 제공) 2022.5.1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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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 같은 반지성주의를 배척하는 것을 국정의 주요 과제이자 목표로 내세운 셈이다. 그러나 시작부터 해석의 차이에 부딪쳤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취임식 다음날인 11일 "국민이 듣고싶어 하는 통합 이런 단어는 한 번도 언급을 안 하고, 반지성주의 이런 용어는 전임 정권이나 야당을 상대로 하는 건 아니냐고 평가하는 분들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은 같은날 "반지성주의라고 해서 민주당을 두고 하는 것이 아니다"며 "집단주의라면 무조건 따라가는 성향은 민주주의에 오히려 해독을 끼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하는 보수단체 집회를 "반(反) 지성"으로 규정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후 첫 일요일이던 15일 경남 양산 자택 인근 성당에서 미사를 보고 귀가했다. 이어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며 "평산마을 주민 여러분 미안합니다"라고 트위터에 썼다.

이 단체들은 새벽부터 확성기로 소음을 일으켜 주민들이 난처해한 걸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 전 대통령이 재임중 '반지성'을 언급한 건 찾아보기 어렵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에 등장한 "반지성주의"를 의식한 걸로 풀이된다.


文 "반지성, 시골마을의 평화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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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재인 전 대통령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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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비이성적이거나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주장을 펼 때 '반지성(주의)'이라 지적 받는다. 믿고싶은 것만 믿는 '탈진실' 경향도 중요한 요소다. 문 전 대통령은 막무가내 또는 억지스런 태도로 무관한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행태까지 반지성의 범주에 넣은 셈이다.

그러자 반대편에서 문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반지성은 이런 것"이라며 사진 한 장을 공개하면서다. 정씨는 지난 16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지난 2017년 '국정 농단' 논란 당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자신과 두 살 아들 모습이 찍힌 사진을 올렸다.

정씨는 "반지성은 이런 것"이라며 "내 편만 헌법이고 내 편만 인권이고 내 편만 국민인가. 사람이 먼저라더니 내 아들은 사람도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서로 반지성주의로 겨냥하면 함께 실패…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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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조국수호·검찰개혁·공수처 설치를 위한 서초달빛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함께 조국수호 검찰개혁'이 주최한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전례 없는 억지 수사를 규탄한다"며 "국회는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을 조속히 통과하라"고 촉구했다. 2019.12.2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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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성주의' 담론은 또다른 극한 대립의 불씨가 될 여지가 있다. 왼쪽에서 보기에 오른쪽의 행태가, 오른쪽이 보기에 왼쪽이 안고있는 문제가 반지성주의와 연결되는 지점이 많기 때문이다.

보수 쪽에서는 대개 광우병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를 최근 정치지형에서 거슬러갈 수 있는 '진보 반지성주의'의 출발로 여기는 기류다. 그후 문재인정부에 이르기까지 탈원전, 코로나 방역,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옹호뿐 아니라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 일어났던 여러 비극적 사고에 대한 음모론이나 괴담들이 그렇다. 특정 정치인이나 인플루언서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 댓글부대, 문자폭탄도 그렇다.

반대로 진보 쪽에선 탄핵무효론, 대선무효론, 문재인정부 시기 보수진영에서 제기됐던 코로나 음모론을 지적한다. 여기에 5·18 인민군 개입설 등 극우보수 유튜버의 주장 등을 비과학적이고 근거없는 반지성주의의 사례로 보고 규탄해 왔다. 이처럼 반지성주의의 사례는 차고 넘치는데 입장에 따라 그 사실여부는 180도 바뀐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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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광주전남사진기자회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오월을 드립니다' 주제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과 악수하고 있다. 2022.5.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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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보수진보 양측은 공통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보도나 유튜브 등 극단적 내용을 여과없이 담을 수 있는 개인 콘텐츠가 반지성주의의 진원지라고 의심해 왔다. 정치, 사회 각 분야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도 진영적 대결 전선이 그어질 수 있다.

민주사회와 경제발전을 이루자면 반지성주의와 거리를 둬야 한다. 전·현직 대통령의 "반지성" 지적도 거기에서 벗어나자는 호소일 것이다. 여기엔 여야, 진영이 따로 없다. 하지만 반지성주의라는 꼬리표가 서로를 겨냥하는 무기로 사용되면 도리어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장경상 국가경영연구원 사무국장은 지난 11일 '피렌체의 식탁' 칼럼에서 "한국 정치 위기의 근본 원인은 반지성주의가 아니라 그런 여론이 득세할 빌미를 제공한 정권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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