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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연재] 파이낸셜뉴스 '성일만의 핀치히터'

황동재 교체 타이밍 아쉽다 [성일만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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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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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투수 황동재.(삼성 라이온즈 제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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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봐도 고비였다. 경기는 1-0의 살얼음판이었다. 투수는 신인이나 진배없는

황동재(21·삼성). 2020년 입단해 모두 7경기, 선발로는 5경기에 등판했다. 6회까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4회까지는 퍼펙트였다. 대개 신인 선발투수에게 가장 어려운 이닝은 5회다. 선발투수는 5회를 채워야 승리투수가 될 수 있다. 5회만 되면 저절로 어깨 힘이 들어가는 이유다.

첫 타자 한화 노시환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어렵게 이닝을 마감했다. 6회에도 터크먼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넘어갔다. 7회 선발 투수들은 또 한 차례 고비를 겪기 십상이다. 마라톤으로 치면 마의 35㎞ 구간에 해당된다.

정은원과 노시환을 삼진 처리했다. 하지만 두 타자에게 15개의 공을 던져야 했다. 이때까지 투구 수는 94개. 이전 자신의 최다 투구(5월 5일 NC전 90개)를 넘어서고 있었다.

삼성 벤치는 꿈쩍하지 않았다. 2사니까 한 타자만 더 처리하면 된다. 분명 황동재는 한 뼘 더 성장할 것이다. 그런 판단 같았다. 그러나 35㎞를 넘어선 그의 심장은 이미 터질듯 한 상태였다.

황동재는 이진영에게 좌전안타를 내줬다. 위기였다.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갔다. 적절한 교체 타이밍으로 보였다. 그러나 투수 코치의 손에는 새 공이 들려 있지 않았다. 대부분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감독이나 코치는 새 공을 손에 쥐고 있다.

이어진 타자 노수광에게 볼넷. 역시나 투수 교체는 없었다. 황동재는 하주석에게 역전 홈런을 허용하고서야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수 교체는 야구 감독이 가장 어려워하는 일이다. 결과론으로 따지자면 당해낼 감독이 없다. 그렇더라도 이 상황은 좀 아쉬웠다.

아마도 삼성 벤치는 황동재에게 더 성장할 기회를 준 듯 보인다. 35㎞ 고비를 넘어서면 앞으로 완주(42.195㎞)도 가능해진다. 그러나 하주석에게 맞은 한 방으로 황동재는 자칫 성적과 함께 성장 기회까지 놓쳐 자신감을 잃지 않을까 염려된다.

신인 투수는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가야 한다. 오늘 35㎞를 던지고 난 경험은 내일 완주로 연결된다. 경험 많은 야구 감독들은 “신인 투수들은 더 던지고 싶어 할 때 내려야 한다. 그래야 자꾸 마운드에 오르고 싶어진다.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삼성은 9회 초 역전승으로 4위에 올라섰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경기 후 “황동재의 승을 챙겨주지 못해 아쉽다. 이 경기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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