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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인터뷰] 손석구 “‘범죄도시’ 열혈 팬...악역 한다면 가장 센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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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구는 최강 빌런 강해상 역을 위해 “의상 피팅, 분장을 한 번에 가지 않았다”고 했다. 사진ㅣ스타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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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2’에서 손석구(39)는 완전한 악역이었다.

어쩌면 악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눈매, 마스크, 목소리, 분위기를 가진 준비된 배우. 대놓고 험상궂게 생겼다거나 살기어린 표정으로 점철된 그들과 달리, 알듯 모를 듯한 묘함이 공존하는 얼굴이다.

18일 영화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 개봉 당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손석구는 필리핀에 체류 중이었다. 두달째 OTT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카지노’를 찍고 있단다.

그는 개봉을 맞는 소감을 묻자 “한 달 반 동안 여기 있느라 현실감이 없다”면서도 “어느 정도 반응인지 듣고는 있지만 빨리 한국에 가서 그런 광경을 제 눈으로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개봉한 ‘범죄도시2’는 2017년 개봉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 역대 흥행 톱3를 기록한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 후속작이다.

‘마석도’(마동석 분)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손석구 분)을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시즌1이 가리봉동을 배경으로 했다면, 이번 편은 해외로 확장됐다.

손석구는 극중 무자비한 악행을 일삼으며 자신에게 거슬리는 인물은 가차없이 없애 버리는 ‘강해상’을 연기했다. 전편에서 윤계상이 연기한 ‘장첸’과는 다른 색깔의 새로운 빌런이다.

그는 “거친 말과 액션 연기에 끌리는 편은 아닌데, 악역이 많이 들어오던 때가 있었다”며 “할 거면 들어오는 것 중 가장 센 걸 한 번 하고 당분간 그만하자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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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구는 `범죄도시2` 강해상을 “울분에 차 있는, 화가 많은 인물”이라고 봤다. 제공ㅣABO엔터테인먼트


최강 빌런 강해상 역을 위해 외적인 연구와 변화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의상 피팅, 분장을 한 번에 가지 않았어요. 회의도 많이 하고 되게 많은 버전을 거쳤죠. 머리를 길러놓은 상태에서 기를지 자를지, 피부톤은 어떻게 할지, 화려한 옷은 아니지만 제작을 해서 입었고. 몸도 살을 좀 찌우고 싶었고. 태닝도 진짜 많이 했어요. 1년간 했던 것 같아요. 피부도 많이 상했고.”

‘거구’ 마동석과 상대하기 위에 몸집도 불렸다. 10kg 체중 증량 과정은 오히려 “좋았다”고 했다.

“무조건 많이 먹었는데 전문 트레이너에겐 받지 않았어요. 헬스 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것보다 현실감 있는 몸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냥 무식하게 했고. 대신 무거운 걸 많이 들었고. 살면서 벤치도 120이었나, 100 넘은 건 처음이었던 것 같고. 자기 전에도 촬영 가기 전에도 막 먹고 그게 좋았어요. 다음 날 부어도 되니까.”

손석구는 ‘강해상’을 “울분에 차 있는, 울분이 키워드였던 것 같다. 화가 많은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범죄도시2’에서 제 역할은 하나라고 생각했다. 관객들이 ‘마석도’ 캐릭터 뒤에서 안전하게 있으면서 ‘저 새끼를 잡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마지막에 통쾌한 액션을 통해서 악인이 무너지는 모습을 통쾌하게 보는 것, 관객이 ‘마석도’에 빙의될 수 있도록”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손석구는 ‘범죄도시’의 열혈 팬이었다. “별 생각 없이 ‘범죄도시’를 보러 갔다가 ‘이렇게 재밌고 현실적인 형사 영화가 우리나라에도 나왔구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며 첫 충격을 떠올렸다.

“범죄도시2를 찍으면서도 TV에서 하면 심심할 때마다 봐요. 봐도 봐도 재밌는 영화라고 생각해서. 차별화를 두려는 생각 자체를 안 했어요. 오로지 ‘강해상’은 어떨까, 시나리오에 있는 강해상을 기준으로 만들어가야지 그 생각만 했어요. 차별화하려고 하면 온전한 강해상이 아니겠죠. 하던 당시엔 속편이란 생각을 이상하리 만큼 안했어요. “

그는 “(마)동석이 형이 (윤계상은) 호랑이, (손석구는) 사자라고 얘기한 포인트는 다르다는 걸 말씀하신 거라 생각했다”며 “1편과 2편을 비교하는 것도 재미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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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구는 마동석과 호흡에 대해 “배우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사진ㅣ스타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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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기획자이자 주연으로 활약했다. 손석구는 “형에게 정말 많이 배웠다. 배우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항상 시간 날 때마다 저를 앉혀두고 ‘야, 석구야! 너는 나랑 피가 같아. 너도 나중에 연출도 하고 제작도 하고 영화인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 하셨는데 제작자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을 다 얘기해줬어요. 과외 받는 기분이었죠. 동석이 형은 그 재미에 사는 것 같아요. 콘텐츠 제작하는 재미. 저도 그렇게 되고 싶고요.”

마동석과의 액션 호흡은 어땠을까. “워낙 액션 전문가라서 안전하게 촬영했다”며 “실제 타격감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보이는 타격감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특히 마지막 액션 신을 찍을 땐 우리끼리 많이 웃었다. 현실에선 한 대만 맞으면 이미 기절했을 텐데, 오래도 버틴다고”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강해상만의 액션을 구현하기까지 별의별 아이디어가 다 나왔다고 한다. “어떤 무기를 써야 할까 감독님과 많이 고민했는데, 심지어는 삼지창을 쓰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며 “무슬감독님이 리얼함을 강조했기 때문에 ‘현실 싸움’이 키워드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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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1편의 열혈 팬 손석구는 2편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제공| ABO엔터테인먼트


몇 년을 기다려오던 작품이 드디어 관객을 만나는 것에 대한 감회도 특별하다. “주변에서 하나같이 ‘등을 붙이지 않고 한 번에 다 봤다’고 했다. 저도 그랬다. 영화가 시작되면 100m 전력질주 하는 느낌이다. 멈추면 안된다”고 엄청난 몰입감을 자신했다.

“감개무량하단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정말 오래 기다렸어요. 촬영하면서 부담을 갖고 하거나 그런 건 없었는데 지금은 부담이 됩니다.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으니까. 영화가 아이맥스(IMAX)로도 개봉한다고 들었는데, 빨리 보고 싶지만 필리핀이라서 못 볼 것 같아 아쉽기도 하고요.”

손석구는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통해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범죄도시2’ 개봉 시기와 겹친다. 팬들 사이에선 두 캐릭터를 연결 지어 '구씨 과거가 강해상'이라는 ‘구씨 유니버스’란 얘기도 나돈다.

“친구들도 그래서 그런 말들을 많이 해요. ‘그래서 너 거기 숨은 거냐’고. 상반된 이미지가 공존하면 좋은 것 같아요.”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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