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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황대인 각성시키고, 이의리 폭발시키고… KIA 신입생의 보이지 않는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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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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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사직, 김태우 기자] 17일 사직 롯데전에서 비록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7이닝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이의리(20KIA)는 경기 후 “박동원 선배님 리드대로 던졌다”고 이야기했다.

투수가 포수 리드대로 던지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이날은 볼 배합이 살짝 달라져 있었다. 이의리는 이날 전체 92구 중 68.5%에 이르는 63구가 포심패스트볼이었다. 단순히 구사 비율만 높은 건 아니었다. 결정구로도 포심을 자주 사용했다. 잘못하면 위험한 전략일 수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잘 통했다. 변화구 대신 적극적인 패스트볼 승부로 롯데의 만만치 않은 타선을 이겨낸 것이다.

이의리는 “팀 포수들마다 리드에 다 장점이 있다”면서 “박동원 선배는 좋을 때는 좋은 것으로 가자는 스타일이다. 공격적인 것이 좋다”고 공을 돌렸다. 아마도 경기 후, 이의리는 자신의 패스트볼에 더 큰 자신감을 갖는 1승 이상의 수확을 얻었을지 모른다.

박동원(32)의 맞춤형 전략이었다. 정형화된 패턴의 볼 배합을 가져가기보다는, 그날 상황에 따라 가장 좋은 공을 주무기로 쓴 것이다. 아마도 박동원은 이날 경기 초반 이의리의 공을 받아봤을 때 패스트볼이 가장 위협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 분석을 경기 전체의 전략에 넣었고, 이는 성공했다. 공을 던진 투수도 잘 던졌지만, 포수의 보이지 않는 가치다.

기존 KIA 포수들은 아무래도 그간의 패턴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이들도 투수들이 어떤 볼 배합일 때 가장 좋은 활약을 했는지 경험과 데이터로 무장해 있다. 하지만 이적한 지 얼마 안 되는 박동원은 조금 다르다. KIA 내부의 데이터보다는, 자신이 실제 KIA 투수들을 상대했을 때의 데이터를 더 우선할 수밖에 없다. 많이 상대를 해봤기 때문에 KIA 투수들을 상대하는 타자의 심리를 너무 잘 안다. 그것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다.

김종국 KIA 감독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김 감독은 18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박동원은 우리 팀 투수들을 상대하는 타자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알고 있다. 상대 타자 습성을 좀 아는 것 같다”면서 “상대방 타자였을 때 우리 선발투수를 느낀 점을 바탕으로 볼 배합으로 하지 않나 싶다. 투수와 대화를 하면서도 그런 식으로 유도를 하는 것 같다. 투수들도 될 수 있으면 포수가 하자는 대로 하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기본적으로는 경험과 관찰력에서 나오는 분석이다. 밖에서 느낀 것을 가감 없이 이야기해준다. 꼭 투수에게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포수였기 때문에 KIA 타자들도 많이 분석해본 경험이 있다. 그 경험은 KIA 타자들의 시선을 넓히는 계기가 된다. 타 팀이 분석하는, 자신도 모르는 장점을 이야기해준다. 이는 선수들의 자신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5월에는 많은 타점을 기록하며 자기 몫을 한 황대인도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황대인은 “좋은 말을 너무 많이 해주신다”면서 “공략법을 어떻게 해라, 왜 굳이 그렇게 하는지 독설같이 말을 해준다. 그게 맞는 말이고 하다 보니 연습하는 것도 바뀐다. 박동원 선배가 스윙을 크게 하는 것 같지만 전혀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이 짧고 뒤가 길다”며 배울 게 많다고 했다. 이런 박동원의 가치는 기록지에 보이지 않는다. KIA가 박동원 영입 당시 기대했던 효과와도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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