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여성가족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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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우리에게 여성가족부라는 부처의 현재의 한계를 넘어 미래의 새로운 장을 여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 첫 여가부 장관인 김현숙 장관은 지난 17일 취임식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부처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패러다임 ' 새로운 시대상' 등 부처 개편이나 폐지를 염두에 둔 표현이 눈에 띄면서 조직 안팎에선 '여가부 폐지'를 전면에 내건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을 뒷받침한 취임사란 평가가 나왔다.
전체 분량 '2067자'의 취임사에서 등장하지 않은 단어도 있다. 바로 '일본군 위안부'다. 여가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건강과 생활지원을 하는 주무부처다. 여가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에는 △피해자 생활안정지원 강화 △피해자 기림의 날 △피해자 기념사업 등이 있다.
이렇다 보니 역대 여가부 장관들의 취임사엔 일본군 위안부 관련 내용이 빠지지 않았다. 최근 10년간 여가부 장관 중 일본군 위안부를 언급하지 않은 장관은 조윤선 전 장관(2013년 3월~2014년 7월)이 유일했다. 나머지 장관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지원과 명예 회복 사업 △국제 사회와의 협력 △상처·치유 등을 강조했다. 반면 김 장관은 단 한 차례도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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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취임사에 여가부의 모든 사업이 언급되는 것은 아니지만 신임 장관의 의지가 담긴 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특히 부처의 존폐가 걸려있는 시점에서 김 장관의 역할에 대한 관심은 역대 어느 장관보다 높은 상황이다. 김 장관은 인사청문회 내내 여가부 폐지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가부의 기능을 여러 부처로 이전하는 방안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책 사각지대 발생, 정책대상자의 혼동 등도 우려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도 마찬가지다. 김 장관 취임 직전인 지난 16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국내외 언론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여가부 폐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할머니는 윤석열 정부의 여가부 폐지 공약 이행 움직임에 대해 "폐지해선 안 된다"며 "그건 할머니들을 다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날 광주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면서 공식 일정에 나섰다. 김 장관은 취임사에서 "정책 당사자인 국민 여러분 의견을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이를 정책 결정의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했다. 지난 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양주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현재 피해 생존자는 11명에 불과하다. 취임사에서 언급은 없었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와 소통이 필요하다는데엔 이견이 없어 보인다.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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