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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산토끼 노리는 與, 집토끼 지키는 野…광주 집결한 여야 득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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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5·18 기념일 광주 '총결집'…尹대통령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호남동행' 힘 쏟는 국힘, '지지층 결집' 나선 민주당…표심 향배는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제창시 손을 잡거나, 주먹을 쥐고 부르는 모습이 대비를 보인다.(공동취재) 2022.5.18/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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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보름 앞두고 여야가 호남에서 만났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18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보수정당 사상 최초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일제히 광주로 내려가 '텃밭 민심' 결집에 주력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는 이날 5·18 광주민주화운동 42주기를 맞아 광주에 총집결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0여명과 광주행 KTX 특별열차에 몸을 실었고, 민주당도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등 100여명이 광주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통합·자유·인권을 키워드로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는 우리 국민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철학"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통합의 주춧돌"이라고 말했다.

각별한 '호남 사랑'도 숨기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일컫는 '오월'을 9차례 반복하며 "오월의 정신은 보편적인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치켜세웠다. 또 "광주와 호남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 담대한 경제적 성취를 꽃피워야 한다"며 호남발전론을 역설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후 국민의힘의 '호남동행' 기조에 보폭을 맞춰왔다. 대선 과정에서는 영남권과 호남권을 가장 많이 찾았고, 공식 선거운동을 하기 전에는 대선 예비홍보물 발송한도를 전부 호남에 쏟아부어 호남 230만 가구에 자필 손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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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엄수된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공연 '행복의 나라'를 듣던 중 눈믈을 흘리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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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보수정당 사상 최초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서진정책에 힘을 쏟았다. 윤 대통령도 이날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유가족인 박금숙씨, 황일봉 5·18 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의 손을 잡고 노래를 불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기념식에서 합창곡 '행복의 나라로'를 듣던 도중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사실상 전원 참석한 것에 대해 "정말 감개무량하다. 저희 당이 2년 가까이 해온 호남에 대한 진정성 있는 노력이 오늘 사실 결정체라 할 수 있다"며 "저희의 변화가 절대 퇴행하지 않는 불가역적인 변화였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국민의힘이 '호남동행'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정권재창출'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전폭적인 서진정책으로 지지기반을 넓히고, 차기 총선과 대선 승리를 노린다는 '장기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6·1 지방선거 압승과 윤석열 정부의 국정동력 확보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의 서진정책은 2년 전부터 점점 강화됐고 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더욱 확장할 것"이라며 "극단적인 여소야대를 극복하고 2년 뒤 총선이나 5년 뒤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서진정책은) 단순히 1~2년 하고 말 것이 아닌 당의 숙원사업"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집토끼 사수'에 당력을 모으고 있다. 정치적 이해득실로 보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은 보수정당에 유리한 이벤트다. 호남에 전통적 지지기반을 두고 있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당연히 기려야 하는 일'인 탓에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는 국민의힘에 상대적인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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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8일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8/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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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오늘 기념식에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도 여당에 헌법개정정치개혁특위 구성 동참을 요구하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말이 아닌 실천으로 국민께 보여줄 차례"라고 은근한 견제구를 날렸다.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래 국민의힘이 광주 학살세력의 후예이지 않느냐. 민주정의당과 군사정권의 후예들"이라며 "그 후에도 국민의힘이 광주에 가지 않거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하고 모욕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원이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맥락이었지만, 보수정당의 과거사를 자세히 들춰냈다.

정치권은 여당이 '통합 이슈'를 선점했다고 평가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금 정국을 주도하는 쪽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인데 오늘 5·18 기념식으로 통합과 협치 드라이브를 걸고 보수정당의 중도클릭, 쇄신 의지를 강하게 보여줬다"며 "윤 대통령이 대선 때 했던 약속과 신조를 지켰다는 이미지도 여론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엄 소장은 "당장 국민의힘이 호남이나 중도층에서 지지율이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민주당이 최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강행,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출마,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 표결 지연 등 '발목 잡기' 프레임에 빠진 것과 대비된다면 민주당으로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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