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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57조 증발' 루나·테라 피해자들 "권도형 재산 가압류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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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야후파이낸스 캡처]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투자자들이 발행사인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를 고소하고 재산 가압류를 신청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루나·테라USD(UST) 투자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LKB(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권 CEO를 고소하고 그의 재산을 가압류해달라고 신청할 예정이다.

LKB는 고소장과 재산 가압류 신청서를 서울지방경찰청 금융수사대 또는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하기로 했다. 테라폼랩스의 공동창업자인 신현성 씨를 함께 고소할지도 검토 중이다. LKB 소속 변호사 중에도 루나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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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모습.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자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 폭락으로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9개월여 만에 40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연합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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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카페에서도 권 대표를 고소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인터넷 카페 ‘테라 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의 회원은 이날 1600명을 넘어섰다. 카페 운영자는 테라와 루나 폭락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을 모아 경찰서 등에 고발장을 접수할 계획이다.

카페 운영자는 “대표들은 루나 가격이 부진하던 지난해 초 연 20%의 역대급 고이자를 미끼로 스테이킹 상품을 출시했다”면서 “수많은 사람이 루나 코인을 구매해 테라 지갑으로 보냈고 루나 가격을 끌어올렸고, 사기꾼들은 천정부지로 오른 코인으로 엄청난 재산상의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테라폼랩스는 테라 블록체인 생태계의 기본 통화인 루나 공급량을 조절해 UST 1개의 가치를 1달러에 맞추도록 하는 특이한 알고리즘을 채택했다. UST를 예치하면 루나로 바꿔주고 최대 20% 이자를 내세워 투자자를 모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다른 스테이블 코인이 실물자산을 담보로 한다는 점에서 루나와 UST의 거래 알고리즘이 사실상 ‘폰지사기’(다단계 금융 사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할 때는 알고리즘에 문제가 없었으나 최근 시장이 얼어붙자 시스템이 작동 불능 상태에 빠졌다. UST가 1달러 미만으로 추락하자 테라폼랩스는 루나를 대량으로 찍어냈으나 이 같은 대처는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결국 일주일 사이 루나와 UST 가격이 급락해 총액이 약 450억 달러(57조7800억원)가량 증발했고, 손실을 본 국내 피해자만 2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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