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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평축구는 작은 통일"…76년 만에 기지개 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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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양재동, 박대현 정형근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축구가 조선에 소개된 건 구한말인 20세기 초로 전해진다. 조선에 상륙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일제강점기 시절 축구는 경성 최고 인기 스포츠였다.

여러 축구 팀이 창단되고 대회가 열렸다. 축구 열풍 속에 '경평축구대항전'도 닻을 올렸다. 1929년 10월을 시작으로 해방 직후인 1946년까지 총 23경기가 치러졌다. 축구 원로인 고 김용식은 "경평전은 온 국민이 열광한 민족의 잔치"로 그 시절을 떠올렸다.

경평전은 1946년을 끝으로 70년 넘게 휴지기를 갖는다. 남북관계 경색이 이유였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자 자그맣게 일던 부활 불씨도 사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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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기지개를 켠다. 경평축구단 창단 준비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서울시축구협회를 방문해 경평축구 부활을 논의했다.

1991년 남북단일팀을 이끈 최만희 광주시축구협회장 주선으로 문기남 북한 대표 팀 전 감독과 최재익 서울시축구협회장 만남이 이뤄졌다.

지난 15일에는 서초FC와 숭의FC가 서울 양재경기장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숭의FC는 탈북 청년 20여 명이 주축을 이룬 팀으로 1980년 설립된 탈북민단체 '숭의동지회'가 지난해 말 창단했다. 이날 경기에는 이회택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최만희 광주시축구협회장, 정진설 서초구축구협회장 등 축구 원로가 다수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경기를 참관한 최재익 서울시축구협회장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오늘(15일)은 의미가 깊은 날이다. 중단 상태에 놓인 경평전이 부활 초석을 닦은 날"이라면서 "북한에서 대회를 여는 등 이날을 기점으로 (남북) 교류가 더 확대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숭의FC 단장직을 맡고 있는 강진 숭의동지회 대표는 "축구를 통해 평화, 자유, 통일, 세계로 나아가잔 맘을 담아 팀을 운영하고 있다. 어렵게 홀로 (한국)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 애쓰는 탈북 청년들을 돕고 싶다. 축구를 매개로 그들이 활발히 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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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의FC 선수인 김강유는 "경평전은 '작은 통일'이라 생각한다. 북한에서 온 친구들이 이 자리를 빌어 '남북이 같은 민족이구나'를 느꼈으면 한다"며 "(한국 분들도) 북한 사람들이 똑같은 생각과 고민을 하는 이들이란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경평전이 (양 쪽의) 간극을 해소하는 장으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초FC와 숭의FC는 오는 7월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양 팀은 추후에도 정기적으로 교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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