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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World Now] "이민 가고 말겠다"‥봉쇄에 질린 중국 전문직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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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봉쇄' 내달 해제 예정인 中 상하이 [자료사진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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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 전문업체에 문의 폭증‥검색량 400배 증가 >

이민과 유학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 베이징의 잉중 법률사무소는 최근 직원들이 주말에도 나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민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평소 2배로 늘었기 때문입니다.

특이한 점은, 기존에는 부유한 중국인들의 이민 신청이 많았는데 최근엔 전문 기술자들의 문의가 부쩍 증가했습니다.

법률사무소의 궈스쩌 대표는 "많은 고객이 화웨이 같은 빅테크의 엔지니어들이거나 기술기업과 제약업계 중역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민'과 관련한 검색량도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이민' 검색어는 전달보다 조회 수가 400배나 급증했습니다.

비슷한 현상은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에서도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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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단지 안에 격리된 상하이 시민들 [자료사진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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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 코로나'에 질린 전문직, 미국·캐나다 등 서방으로 눈길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이 엄격한 코로나19 봉쇄 정책 '제로 코로나'를 고집하면서 많은 기술 전문직 종사자들이 이민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미 이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위양지퇀'의 광저우 사무소 대표 잭 호도 지난 3월 말 이후 이민 문의가 1년 전 같은 달보다 70%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호 대표는 "사람 대부분이 미국 EB-1 비자, 캐나다 익스프레스 엔트리 비자, 호주 글로벌 탤런트 인디펜던트 프로그램에 대해 문의한다"며 "이들 비자는 중국 젊은 인재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민 통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들 프로그램은 모두 과학, 예술, 교육, 엘리트 운동선수, 다국적 기업 간부, 다른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들을 겨냥합니다.

호 대표는 봉쇄에 따른 경제적, 심리적 영향으로 많은 고숙련 전문직이 중국을 떠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이들 중 한 명인 루티나 량은 이민을 고려하는 데 있어 상하이 봉쇄가 유일한 이유는 아니지만 결정을 가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상하이 주민으로 여러 중국 IT 기업에서 일해온 그는 "이민 충동은 지난해부터 있었고 그러한 감정은 특히 인터넷과 교육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기술 전문직들 사이에서 보편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나는 정말 두렵다. 가족의 안전과 자산의 안정에 대해 이토록 불안감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자유와 안정을 침해하는 방역 정책의 가혹함으로 자신과 같은 전문직들이 해외 이주를 포함한 선택지를 검토하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영화업계에 종사하는 또 다른 상하이 주민도 당초 중국의 엄격한 검열 환경으로 이민을 고려했는데 상하이가 봉쇄되면서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봉쇄 정책과 관련해 접할 수 있는 소식은 행동 지침뿐이었고 병원이나 고령층 등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거의 알 수가 없었다. 이는 정말 용납할 수 없다"며 처음에 망설이던 자신의 아내도 봉쇄 탓에 이민 가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상하이 봉쇄는 변화하는 시대에 진정한 이정표가 됐다. 사람들이 비록 큰 소리로 말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분명 뭔가 잘못됐다고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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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단지 바깥으로 나갈 수 없는 상하이 시민들 [자료사진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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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인재들은 귀국 꺼려‥시진핑 야망 차질 빚을 수도>

캘리포니아에 사는 한 중국인 엔지니어는 "대학 졸업 후 중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지만 지금은 싱가포르에서 기회를 찾으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중국에서는 국가 기구 아래 개인들은 너무나 무력하고 개인의 권리는 존중되지 않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지친 전문직 인재들이 중국을 꺼릴 경우 국가경쟁력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9월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경쟁력은 숙련된 인재들에게서 나왔다"면서 "국가 발전과 부흥은 이들의 재능에 달려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민 문의 급증이 장기적인 인재 대탈출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이는 기술 패권 경쟁에서 미국을 이기겠다는 중국의 계획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정연 기자(hotpe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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