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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가동 멈춘 러시아 현대차 공장… 현지 진출 부품사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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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대차(005380) 공장이 멈춰서면서 현대차에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현지에 동반 진출한 국내 부품사가 직격탄을 맞았다. 현지 사업이 올스톱되면서 일부 업체는 올해 1분기(1~3월)부터 손실이 발생했다. 러시아 사태가 장기화되면 경영상 어려움은 더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최근 공개한 분기 보고서에서 1분기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가동률이 83.3%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에는 가동률이 130.3%였다. 현대차는 러시아가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3월 1일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1~3월 중 3월 한 달 가동이 중단됐지만 수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1분기에 이 공장에서는 500억원의 순이익이 났지만, 올해 1분기에는 30억원 손실이 발생했다.

조선비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대차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모습./조선일보 DB



현대차 공장이 멈춰서면서 부품사들도 생산을 중단했다. 러시아 현지에는 현대모비스(012330)현대위아(011210)를 포함해 10여개의 국내 부품사가 진출해있다. 당장 영세 업체들은 1분기 현지 법인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다.

세종공업(033530)이 2008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세운 세종러시아는 올해 1분기에 24억원 손실을 봤다. 지난해 1분기에는 약 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세종공업 측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와 직간접적으로 사업하는 기업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세종러시아 영업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동아화성(041930) 러시아 법인의 손실 규모도 불어났다. 동아화성 러시아 법인은 지난해 1분기 1억원 정도 손실을 냈는데, 올해 1분기에는 손실 규모가 26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부터 엔진 공장 가동을 시작한 현대위아도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현대위아는 현대차 공장이 가동을 중단한 3월에도 공장을 돌려 제품을 생산해 재고 물량을 확보했지만, 이내 생산을 멈췄다.

러시아에 법인을 두고 있는 대원강업(000430)의 경우 현대차뿐 아니라 러시아 국민차 ‘라다’ 브랜드를 생산하는 르노그룹(아프토바스)에도 부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르노 역시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일감이 떨어진 상태다.

현대차는 올해 8월 러시아 공장 가동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부품사 관계자는 “현지에 주재원을 포함한 고용 인력을 유지하고 있어 비용은 발생하지만 일감이 없는 상황”이라며 “현대차 공장이 가동을 재개하지 않으면 부품사들의 실적이 계속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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