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5·18묘지 '반쪽 참배' 오명 씻어냈다

정치인 변모 후 지난해 7월·11월, 올 2월 등 3차례 참배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 등으로 참배 순탄치 않아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분향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광주=뉴스1) 박진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국립 5·18민주묘지서 열린 제42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정부부처 장관과 수석비서관들, 국민의힘 의원들이 함께했으며 윤 대통령은 보수정부에서는 처음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기념사에서는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며 "오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 통합의 주춧돌"이라고 치켜세웠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취임 후 첫 국가기념일이자 첫 지역 방문으로 5·18묘역을 찾아 감회가 남다르다고 밝혔지만 정치에 입문 이후 앞선 세 차례 5·18묘역 참배는 순탄치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해 7월17일 검찰총장직을 사퇴하고 야권의 대권주자로 떠오른 뒤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5·18 구 묘역)에서 이한열 열사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2021.7.17/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5·18민주묘지 첫 방문은 지난해 7월17일이었다. 당시 검찰총장직을 사퇴하고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그는 광주를 방문해 5·18정신의 헌법수록을 찬성한다고 밝히며 통합과 번영을 강조했다.

당시 참배에는 5·18광주민주화운동 사형수 출신인 김종배 전 의원과 광주지역 지지자 50여명이 함께했다.

참배에는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측 학생 10여명이 구호를 외치며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지만 큰 불상사는 없었다.

이후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되며 본격 대선행보를 시작한 뒤로는 5·18묘역 참배가 쉽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이던 지난해 11월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이동 중 오월단체 회원과 시민들의 항의에 가로막혀 있다. 2021.11.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지난해 11월10일에는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사진 논란으로 성난 광주 민심을 달래기 위해 광주를 찾았으나 5·18 제단 앞에 헌화·분향도 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5·18묘역 입구에는 대진연과 진보성향의 시민단체가 손피켓과 대형 현수막을 들고 시위에 나섰고 참배대 앞에는 5·18 희생자 어머니들 모임인 오월어머니회 회원들이 일렬로 의자에 앉아 참배를 막아섰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 서명 후 참배하려 했지만 막아서는 시민들 사이에서 발길이 묶여 10여분 가까이 서 있다 결국 멈춰선 자리에서 묵념으로 참배를 갈음하며 발길을 돌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이던 지난 2월 6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하고 있다. 2022.2.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윤 대통령은 지난 2월6일에도 5·18민주묘지를 찾았지만 참배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당시 윤 대통령은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 방문을 위해 광주를 찾아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민주묘지 입구 민주의문 앞에는 그의 참배를 반대하는 진보성향의 대학생 단체, 시민단체와 보수 유튜버 등이 어우러져 말다툼과 몸싸움이 이어지며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윤 대통령은 애써 외면하며 묘지 안으로 들어섰지만 오월어머니회 소속 인사 20여명이 5·18민주항쟁 추모탑 앞에 앉아 참배를 막아섰다. 추모탑 앞에서 상당 시간 머뭇거리던 그는 분향하지 못하고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그는 "분향을 막는 분들이 계셔서 못했지만 제가 마음 속으로는 5·18 희생자분들의 영령을 위해서 참배는 잘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도착 16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결국 대통령에 당선된 그는 취임 후 첫 국가기념일 행사로 열린 제42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며 '반쪽참배' 오명을 씻어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우리는 42년 전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항거를 기억하고 있다"며 "오월 정신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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