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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른 尹…“‘민주화 성지’ 광주서 여러분 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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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거행

윤석열 대통령 등 KTX로 광주행…與 전원 가까운 참석률 보여

尹 대통령, 기념사에서 “5·18은 진행 중인 역사, 책임 있는 계승은 나라 번영을 위한 출발”

‘임을 위한 행진곡’ 나오자…尹 대통령 등 노래 제창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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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 발전에 이바지한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발전하기 위한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광주 북구에 소재한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거행됐다.

대통령실 참모진 등과 함께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에 온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유족과 함께 ‘민주의 문’을 통해 입장한 데 이어 기념식 말미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을 때는 참석자들의 손을 잡고 함께 노래를 제창했다.



◆‘민주의 문’으로 유족과 입장한 윤석열 대통령…기념식에 2000여명 참석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올해 기념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의무화 조치가 해제됨에 따라 윤 대통령과 5·18 민주유공자와 유족, 정부 인사와 각계 대표 그리고 학생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기념식은 1997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후 2002년까지는 행정자치부 주관으로 개최됐으나, 2003년부터는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이뤄지고 있다.

‘오월을 드립니다’를 주제로 개최된 기념식은 민주유공자와 유족에게는 진실규명을 통한 용서와 화해로 아픔을 치유하고, 국민에게는 광주에서 뿌려진 민주주의 씨앗을 소중하게 가꿔 희망 가득한 오월을 함께 만들어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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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5·18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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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유가족과 함께 ‘민주의 문’으로 입장했다. 이어진 윤 대통령의 헌화와 분향에는 국가보훈처장, 민주화운동 부상자회장, 민주유공자 유족회장, 민주화운동 공로자회장, 광주·대구광역시장, 전남대와 조선대에 재학 중인 학생 등으로 구성된 학생대표가 함께했다. 참석자들이 착용한 마스크 왼편에는 ‘오월을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혔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호중·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앞쪽에 나란히 착석했다.

국민의례와 순국선열 등에 대한 묵념 등 후에는 ‘오월의 진실’이라는 주제를 담은 영상이 포함된 추모공연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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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작성한 방명록.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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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민주화 성지 광주에서 여러분 뵙는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오늘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여러분을 뵙는다”며 “우리는 민주 영령들께서 잠들어 계시는 이곳에 숙연한 마음으로 섰다”고 입을 뗐다.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족에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한 후에는 “우리는 42년 전,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항거를 기억하고 있고, 그날의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우리는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고 돌아봤다.

더불어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며 “그 정신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라며 “이를 책임 있게 계승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후손과 나라의 번영을 위한 출발”이라고 의미를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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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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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지키고 확대해 나갈 책임은 온전히 우리 손에 달려있다”며 “광주와 호남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 담대한 경제적 성취를 꽃피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가 민주 영령이 지킨 가치를 승화해 번영의 길로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말에는 현장에서 잠시 박수소리도 나왔다.

윤 대통령의 기념사는 광주와 호남의 역할을 부각하는 것으로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이 “광주와 호남은 역사의 고비마다 시대가 나아가야 할 길을 밝혀주는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며 “대한민국이 새로운 도약을 이뤄가는 여정에도 자유민주주의의 산실인 광주와 호남이 앞장설 것이라 확신한다”고 하자 현장에서는 다시 박수가 들렸다. 나아가 “저는 오월 정신을 확고히 지켜나갈 것”이라며 “광주의 미래를 여러분과 함께 멋지게 열어갈 것을 약속한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오월이 품은 정의와 진실의 힘이 시대를 넘어 영원히 빛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노력하자”며 “오월의 정신이 우리 국민을 단결하게 하고 위기와 도전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는 말로 기념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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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역에서 출발한 KTX 특별열차에 탑승해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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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로 광주 향한 윤석열 대통령…‘임을 위한 행진곡’에는 다 같이 제창

기념식에 앞서 윤 대통령이 새 정부 장관들, 대통령실 참모진, 국민의힘 의원 등 당정 인사 100여명과 함께 KTX를 타고 광주로 향한 점도 주목됐다. 오전 7시30분에 서울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윤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을 위해 편성된 특별편이며, 윤 대통령 전용칸인 1호 차 뒤로 국무위원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각각 2·3호 차에 타고, 나머지 의원들은 5~6호 차에 나눠 탑승했다. 호남을 ‘제2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호남동행단 소속 의원 7명도 국무위원들과 함께 윤 대통령 바로 뒤 칸인 2호 차에 탔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에서는 원외인 이준석 대표 1명을 포함해 총 100명이 기념식에 참석하며, 이 중 86명이 윤 대통령과 함께 광주행 KTX를 탄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코로나19 등에 따른 병가나 일부 개인 사정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 사실상 전원 참석에 가까운 참석률이다. 역대 가장 많은 보수정당 정치인이 참석한 5·18 기념식이기도 하다.

앞서 윤 대통령이 당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기념식 참석을 요청한 만큼 광주행 원팀(one-team)의 결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보수정부로서는 기념식 ‘제창’이라는 전향적 결정을 내린 데 이어 당에서도 의원들에게 ‘임을 위한 행진곡’ 악보를 사전에 배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기념식 말미에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서가 되자 윤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잡고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로 노래가 시작하자 방송사 카메라는 일제히 윤 대통령의 모습을 비췄고, 이 대표와 윤 위원장 등도 오른손 주먹을 쥐고 노래를 함께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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