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임명을 재가하자 한 장관은 이날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했다. 흰색 셔츠에 검은색 정장을 입은 그는 깔끔하고 무난한 모습이었다. 이에 비해 넥타이는 복잡한 무늬의 것을 착용했다.
한 네티즌은 이 점에 주목하며 한 장관의 넥타이 사진을 확대했고, 훈민정음이 새겨져 있다는 글을 올렸다. 한 장관이 착용한 넥타이에는 ‘불·휘기·픈남·’ 등의 글자가 빼곡히 적혀 있다. 조선 세종 때 훈민정음으로 쓴 최초의 작품인 용비어천가의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려 꽃이 좋아지고 열매가 많아지나니’ 부분이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착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넥타이 판매사이트 사진(왼쪽)과 주문 인증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장관 넥타이 가격에 관한 글도 올라왔다. ‘한글 훈민정음 넥타이’ 등의 이름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 제품은 9000원 정도에 살 수 있다.
네티즌들은 “워낙 관심이 쏠리니 넥타이도 의미 있게 선택한 것 같다”고 추측했고, 일부 네티즌은 구매 완료한 화면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로 어두운 색상의 정장을 주로 입는 정치인들에게 넥타이는 단순한 패션 소품이 아닌 메시지를 전달하는 창구로 자주 사용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과 만찬 이후 ‘통합’의 의미에서 짙은 파란색에 빨강, 주황, 파랑, 노랑 스트라이프가 프린트된 넥타이를 선물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협치가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아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한 바 있다.
한 장관은 이날 취임식에서 “검찰의 일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며 할 일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오직 범죄자뿐”이라며 “법무행정의 책임자로서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지키고 정의와 법치주의를 굳건히 하기 위해 용기와 헌신으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민을 울리는 경제범죄 실태에 대해 시급히 점검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며 “오늘 즉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다시 출범시키는 것으로 그 첫발을 떼겠다”고 했다.
서울남부지검은 다음 날인 18일 한 장관이 공언한 금융·증권범죄 전문 수사조직인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을 출범했다.
[이가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