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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송가인이 보여준 영향력 사용법 "우리 것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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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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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송가인이 15년 이상 전공한 국악에 대한 애정으로 '국악 교육 지킴이'를 자처했다. 자신의 위치에서 긍정적인 가치관으로 자기 영향력을 멋지게 전파했다.

"우리 것 누가 지키나"

송가인은 15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새 교육과정에서 국악 교육을 축소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고, 정책을 재검토해 줄 것을 촉구했다. "조금이라도 영향력이 있을 때, 조금이라도 인기가 있을 때 할 말은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 자리에 나왔다"고 입을 뗀 그는 "어렸을 때부터 전통음악을 보고 들어야 우리 문화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자란다고 생각한다.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참여해주셔서 우리 국악이 더욱 발전하고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울컥했다.

그는 SNS에서도 "우리나라, 우리 것, 전통음악을 조금이라도 배울 기회를 사라지게 한다면 도대체 우리 학생들은 뭘 배우고 자라야 하나. 이런 말도 안 되는 사안을 갖고 이야기를 한다는 게 안타깝고 화가 난다. 교육부 관계자 여러분은 보다 정확한 판단을 해주시길 바란다"며 국악 교육 축소에 분통을 터뜨렸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국악이 홀대받는다는 국악계의 반발 등을 고려해 국악 관련 내용을 예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17일 밝혔다. 국악계는 '장단, 장단의 세, 시김새' 등 국악 개념이 포함된 개념체계표가 2022 교육과정의 시안 연구에 빠졌고, 음악 교과 성취 기준에서 '생활 속에서 활용되고 있는 국악을 찾아 발표한다' 같은 국악 관련 기준이 사라졌다며 반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애초 국악을 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제시 방식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팬들에게도 국악전파

송가인은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이후에도 자신의 장점과 특징이 국악에서 왔다고 믿었다. 인터뷰에서도 "내 노래에 한이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15년 넘게 국악을 전공으로 하면서 나도 모르게 한이 섞여 나오는 것 같다. 내가 국악을 배우지 않았더라면 특별함이 없었을 텐데, 내가 국악을 기초로 다져왔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체성을 밝혔다.

대중가요 무대에서도 국악을 종종 펼쳐왔다. 국가무형문화재 진도씻김굿 전승교육사인 어머니 송순단 명창과 함께 방송에 출연해 퍼포먼스를 꾸민 적도 있고, 콘서트나 공연장에서 국악을 선곡하기도 한다. 트로트로 송가인을 알게 된 팬도 국악의 매력에 새롭게 빠지게 될 정도로, 송가인은 국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송가인은 "지금도 국악을 잘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국악과 트로트를 함께 한다. 1+1이라고 할까. 내가 멘트를 '트로트 가수가 되어서 국악 무대에 선 것은 처음이다. 감회가 새롭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로 인해 국악이란 장르를 자연스럽게 접하는 팬도 많다. 나 또한 뿌듯하고 감사한 일이다"고 말했다.

국악 뮤직비디오가 해외 수상도

해외에서 국악에 대한 관심은 늘어나는 분위기다. 방탄소년단이 한옥을 배경으로 화보를 찍고 퍼포먼스를 펼친 것이 기폭제로 작용했다. 21세기를 대표하는 밴드 콜드플레이는 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영상에서 퍼포먼스로 화제가 된 현대무용단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와 협업한 뮤직비디오를 내놓았다.

한옥 양식 대한성공회 성당을 배경으로 뮤직비디오를 찍은 국악 그룹 '사위'의 '새로운 의식' 영상은 지난 15일 열린 제5회 캘리포니아 뮤직비디오 어워즈에서 '베스트 월드 뮤직' 부문 대상을 받았다. 이 영상은 국립국악원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에서 공연 기회를 갖지 못하는 민간 국악 연주 단체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로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은 국악 자체의 인기보다 국악, 혹은 우리 문화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는 과정을 높게 봤다. 안상욱 플랑크톤뮤직 대표는 KOFICE(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 기고한 글에서 "오랜 시간 동안 대한민국의 국악 전공자들은 다방면에서 부지런한 실험을 해왔다. 현재의 국악 크로스오버 흐름은 이러한 꾸준한 시도에서 나왔다"면서 "방탄소년단 슈가가 '대취타'를 발표하고, 블랙핑크가 한복에서 모티브를 얻은 의상을 입는 것이 전통에서 글로벌 차별화를 얻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아마도 한국의 예술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지속해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황지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jeeyoung1@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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