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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EN:터뷰]송가인이 자기 영향력을 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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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미스트롯' 우승 후 무명 벗어나 큰 사랑받아
최근 '국악 살리기' 공개 호소 "전공자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한복-한국문화재재단 홍보대사 맡아 '한국 알리기' 앞장서
트로트 붐 일으킨 만큼 책임감 느껴, 히트곡 배출했으면
'장르 한계' 없는 가수 되는 것이 목표
노컷뉴스

가수 송가인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켓돌스튜디오 사옥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열었다. 포켓돌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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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송가인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켓돌스튜디오 사옥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열었다. 포켓돌스튜디오 제공가수 송가인은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국악교육의 미래를 위한 전 국악인 문화제' 포스터를 올린 후 "널리 널리 공유 좀 해줘 !!!!!! 우리 국악을 지켜줘 !!!!!!!"라고 썼다. 최근 발표된 음악과 교육과정(시안)에서 국악교육 가이드라인이 대거 삭제된 점을 지적하며, '학생들이 교실에서 국악을 지켜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송가인은 직접 문화제에 참석해 교육부에 '정확한 판단을 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교육부 측은 국악계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개정 교육과정 성취 기준에 국악 관련 내용이 들어가도록 1차 연구 보고서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영향력 있는 유명인의 삶에도 빛과 그림자가 존재한다. 대중의 큰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지만, 별다른 잘못을 하지 않아도 욕먹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미스트롯' 우승 이후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 된 송가인에게도 악플(악성 댓글)이 달렸다. 속이 상했고, 때로는 심하게 고약한 댓글을 보고 운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마음을 덜 쓰려고 한다. 댓글 중 악플은 10개 중 2개꼴에 불과하고, 자신의 본업(노래)에 대한 비판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내가 고작 이런 거로 힘들어야 돼?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야'라며 마음을 다잡는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포켓돌스튜디오 사옥에서 송가인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송가인은 어떤 질문을 받아도 웬만하면 망설임 없이 시원스러운 답을 내놓았다. 본인 생각을 표현하는 데 거침없었고, 오히려 발언권을 가진 사람일수록 필요할 때 목소리를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교과서에서 국악이 사라질 위험에 처하자 바로 행동에 나섰던 것처럼, 송가인은 한복 홍보대사와 한국문화재재단 홍보대사도 자처해서 시작했다. '영향력'이 있을 때, '우리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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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은 지난달 21일 세 번째 정규앨범 '연가'를 냈다. 포켓돌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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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은 지난달 21일 세 번째 정규앨범 '연가'를 냈다. 포켓돌스튜디오 제공'미스트롯' 출연 후 느끼는 가장 좋은 점과 힘든 점을 묻자 송가인은 사실 불편한 점은 따로 없다고 답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봐 주신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라며 "(식당에 가면) 계란 후라이나 소고기 한 접시 등 서비스도 나온다. 그런 것도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 좋은 점은 딱히 없는 것 같다. 제가 털털한 편이어서 생얼(민낯)일 때도 사진 다 찍어드린다. 인기 있을 때 이렇게 부탁하지, 인기 다 떨어졌을 때 부탁하겠나"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송가인의 팬덤은 단합력과 독특한 팬 문화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오랫동안 인기를 유지하는 비결을, 본인은 뭐라고 생각할까. 송가인은 "어른들은 보면 다 안다고 하지 않나. 내숭 떨고 있는지 솔직한 건지… 솔직함 때문에 좋아해 주시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또 하나는 '국악과 트로트를 동시에 한다'는 점이다. 그는 "국악 판소리를 전공했기 때문에 한스러운 목소리가 트로트에 묻어나와서 팬분들에게 더 와닿고 꽂히지 않았나 싶다"라고 바라봤다.

'국악'은 송가인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자 '뿌리'다. 타이틀곡을 비롯해 앨범 수록곡에서도 되도록 '정통 트로트'를 고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목을 떨기도 하고 꺾는 것도 많은데, 이게 국악을 했기에 가능한 장점이라고 본다. 제가 잘 표현할 수 있는, 잘하는 장르라고 생각한다"라며 "사실 뿌리가 있어야 다른 영역도 넓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뿌리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가 가지고 가야 할 몫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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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은 오는 28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에 나선다. 포켓돌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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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은 오는 28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에 나선다. 포켓돌스튜디오 제공송가인은 자신을 이 자리에 있게 해 준 것으로 '국악'을 꼽을 만큼 애정이 깊었다. 교과 과정에서 국악 부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상황의 엄중함을 알리고 재고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인 이유다. "국악 했던 전공자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라는 송가인은 "우리 것을 지키고 보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악의 뿌리를 놓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국악이 (제 가수 생활의) 기초와 바탕이 되었기에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거고요. 제가 국악 무대를 보여드리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기도 해요. '거기가 송가인씨가 배운 학원이냐' 하면서 국악 선생님 학원에도 연락이 간대요. 그런 얘기 들었을 때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하기도 하고, '나도 우리 것 지켜야지' 하게 돼요. 그런데 그렇게 (교과 과정에서 국악을) 없애버리면 학생들이 우리 전통이 뭐고, 우리 문화가 뭐고, 뿌리가 뭐고, 기초가 뭔지를 알 수 있을까요. 저도 학교 다니면서 해금이 뭔지 알고, 가야금이라는 악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았는데, 한국인으로서 우리 음악이 뭔지도 모르고 어떤 음악이 있는지도 모른다면 너무 창피할 것 같아요."

한국문화재재단과 한복 홍보대사를 맡은 것도 본인의 강한 의지 덕분이었다. 하고 싶다고 먼저 의사를 밝혔다. '제가 알릴 수 있으니 저 좀 시켜주세요. 제가 홍보할게요. 제가 모르는 분들께도 국악을 널리 알릴게요' 하는 마음이었다. "우리 문화, 우리 한국 것을 알릴 기회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각오가 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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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포켓돌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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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포켓돌스튜디오 제공올해 1월 발매된 '시간이 머문자리'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노래다. 고(故) 김학순씨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 밝힌 지 30년, 소녀상 건립 10주년임을 기억하는 '풀피리 프로젝트'에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송가인은 "제의 들어왔을 때 흔쾌히 하고 싶었다. 그분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었다"라고 전했다.

"대학교 때 위안부에 대해 공부하고 리포트를 쓴 적이 있어요. 그때 그 내용을 자세하게 알고 공부했고, 모니터 보고 있는데 너무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우리 친할머니였으면 가슴이 찢어졌을 것 같아요. 가까운 친척이라도요. 그래서 그 할머니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된다면 저는 더 바랄 게 없었어요. 사실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것 같고, 자기한테 피해가 올 거 같으면 다른 분들은 안 할 수도 있었겠지만 저는 한 치도 고민하지 않았어요. 제 노래로 그분들이 위안이 되고, 사람들이 (더 많이) 알게 된다면 뿌듯할 것 같아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정말 자기 할말하고, 맞는 얘기를 나서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맞는 얘기 해도 욕먹지만… 굳이 틀린 얘기는 하고 싶지도 않고요. 저한테 피해가 온다고 해도 저는 말할 거예요. 왜? 틀린 말이 아니니까. 누군가는 이끌어 나가고 말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안 하면 도태되고 없어지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인데 말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나설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성격이 오지랖 넓은 것 같아요. 불의를 보면 못 참겠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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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송가인. 포켓돌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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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송가인. 포켓돌스튜디오 제공지난달 21일 세 번째 정규앨범 '연가'(戀歌)를 발표한 송가인은 이달 말 시작하는 전국 투어 준비에 한창이다. 타이틀곡 '비 내리는 금강산'과 '기억 저편에'를 비롯한 새 앨범 수록곡은 물론 히트곡 메들리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정 소비층만 향유하는 장르로 여겨졌던 '트로트' 붐을 일으키는 데 기여한 만큼, 송가인은 이렇게 좋은 때에 '히트곡'을 내고 싶다고 바랐다. 그는 "히트곡이 나와야 대박이 나고, 가수는 히트곡이 있어야 인정받는다고 생각한다"라며 "아무래도 책임감이 생긴다. (트로트) 부흥을 일으켰으니까, 이런 때 히트곡이 나오면 좋겠다. 사람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 거고 운때가 맞아야 하니까 기다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트로트 가수는 트로트만 부를 수 있는 게 아니라, 한계가 없구나 하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 도전해보고 싶고요. 앞으로도 다양한 곡들로, '이 가수는 트로트 가수가 아니야' '장르가 무한정이야' 하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 타이틀곡 이외에 발라드나 댄스곡이나 록적인 부분도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보여드리려고 노력 많이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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