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기준 디스플레이 점유율 첫 역전
'박리다매' 무기 태양광시장 80% 차지
차세대 배터리시장에도 中 입김 거세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처럼 산업 전반의 체질을 강화한 데는 정부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이에 경제계는 윤석열 새 정부가 리쇼어링(한국 기업의 국내 복귀)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을 관통할 장기적인 액션 플랜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디스플레이가 중국 공세에 가장 큰 압박을 느끼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4년 일본을 제치고 처음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20년이 채 되지 않아, 중국이 전 세계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국가별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에서 중국이 41.5%를 기록했고 뒤이어 한국이 33.2%다. 이는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모두 포함한 것으로 중국이 연간 시장점유율에서 한국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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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장비 부문에서도 중국이 1위다. 미국 제재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 화웨이는 여전히 세계 점유율 1위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광대역 액세스, 마이크로웨이브 및 옵티컬 전송, 모바일 코어 네트워크(MCN), 무선 액세스 네트워크(RAN), 광전송 및 서비스 공급자(SP) 라우터, 스위치 장비 등을 포함하는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가 전 세계 매출 점유율 28.7%를 차지하며 전체 1위를 지켰다. 뒤이어 에릭슨(15%), 노키아(14.9%), ZTE(10.5%), 시스코(5.6%), 삼성전자(3.1%), 시에나(2.9%) 순이다. 중국에서 5G 투자가 전방위로 이뤄지고, 이를 현지 업체인 화웨이와 ZTE가 몰아 납품한 덕분이다.
태양광 시장에서도 대륙의 파워가 거세다. 각국의 친환경 정책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박리다매'를 무기로 시장을 장악했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작년 글로벌 태양광 셀 생산량 338기가와트(GW) 중 중국 업체가 283GW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점유율로 환산하면 80% 이상인데, 한국 기업 비중이 8GW 내외다. 두 나라의 격차는 약 35배다. 이 역시 중국 정부의 지원과 거대한 내수 시장이 만들어낸 결과다.
차세대 산업으로 부상한 배터리 시장에서도 중국의 입김은 뜨겁다. 기존에 강점을 가졌던 배터리 소재뿐 아니라 재활용과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R&D)에도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국이 배터리 생태계 전반에서 국내 기업보다 한 발 앞서고 있다. 재계에서는 중국의 공급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국내 배터리 산업이 영원히 2위로 주저앉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올해 1분기 국내 기업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중국과의 경쟁에 밀렸다는 평가다. 중국 기업들은 세 자릿수 성장에 성공했다.
석유선·윤동 기자 ston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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