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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안 된다?"... 김병관 패싱하는 안철수, 윤형선 무시하는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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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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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국민의힘을 향해 연일 거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선에 출마한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겨냥해 “10년간 새 정치를 우려먹었는데, 지금 맹물만 나올 것 같다”고 직격했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서는 “‘세금둥둥섬’밖에 생각이 안 난다”고 비판했다. 또 “우리 당 대표가 성상납을 받았으면 당이 해체됐을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에게도 각을 세웠다. 6ㆍ1 지방선거를 2주 앞두고 여권과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다.

이 전 후보는 정작 계양을 보선 경쟁자인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14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시작으로 지역을 구석구석 다니면서도 윤 후보를 한번도 거명하지 않았다. 윤 후보가 16일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범죄 피의자” “(경기지사) 먹튀” “방탄” 등의 표현을 써가며 이 전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는데도 이 전 후보는 반응하지 않고 있다. 공격을 받으면 곧바로 되갚는 그의 평소 ‘싸움닭 스타일'과는 다르다.

인천 이재명은 때려도, 분당 김병관은 안 때리는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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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17일 경기도 성남시 장애인연합회를 방문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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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인수위원장 또한 성남 분당갑 보선 ‘링’ 위에 함께 오른 김병관 민주당 후보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안 전 위원장은 지난 15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성남을 영화 배트맨 시리즈 속 고담시(市)에 비유하며 “공영 개발의 탈을 쓴 채 헐값에 토지를 수용한 성남의 조커는 누구인가”라고 했다. 대장동 사건의 ‘윗선’으로 의심받고 있는 이재명 전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다음날 김병관 후보는 안 전 위원장에게 대장동 관련 맞짱 토론을 제안했으나, 안 전 위원장은 "이재명 전 후보와의 진실한 토론이 선행돼야 한다”고 일축했다.

의도적 '무대응' 전략,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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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철수 성남 분당갑 후보(왼쪽)와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신상진 성남시장 후보가 15일 경기도 성남시 종합버스터미널 인근 한 샌드위치 가게에서 열린 경기‘도’와 성남‘시’가 함께 즐거운 (‘락’) 도시락 오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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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 후보와 안철수 전 위원장이 눈앞의 상대 공세에 ‘무대응’ 기조를 고수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대선주자급 거물'로서 정치적 체급이 떨어지는 상대와 이전투구를 벌여봐야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후보가 윤 후보의 비판에 맞대응하면 윤 후보의 정치적 체급만 키워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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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인천시 미추홀구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인천시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와 손을 잡고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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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후보와 안 전 위원장 모두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수도권 선거 전체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지역 선거에 집중할 때가 아니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후보는 경기지사ㆍ인천시장을 지켜내야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얻기 위한 방탄 출마’ 비판을 잠재울 수 있다. 안 전 위원장 또한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와 호흡을 맞춰 경기도를 탈환해야 차기 당권과 대권에 도전할 정치적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두 사람 모두 개별 보선 지역구가 아닌, 광역 단위로 메시지를 내고 구도를 짜면서 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계양을, 혹은 분당갑이라는 지역 단위로 자신을 묶어놓으려는 상대 후보의 전략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아예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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