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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다시 써본 취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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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존경하는 대한민국 국민, 재외동포 여러분, 그리고 함께해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

저는 오늘 대한민국의 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제게 위임해주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오랜 기간 팬데믹으로 인한 정신적·경제적 고통과 기후, 식량, 에너지 등 다양한 위기가 지구촌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국가 간 분쟁은 전쟁으로까지 번지는 최악의 상황이 되었으며, 저성장과 대규모 실업, 자산 양극화의 심화가 다양한 사회적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경향신문

엄치용 미국 코넬대 연구원


우리가 안고 있는 현안들의 궁극적 해결은 지혜로운 정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약용 선생은 정치란 바르게 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백성이 기울지 않고 고르게 살도록 하는 것이 정치라 했습니다. 정직과 청렴을 겸비한 정치인만이 이를 실현할 적임자라 하였습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 도덕성과 전문성에 바탕을 둔 탕평의 인사를 할 것을 국민 앞에 약속드립니다. 과거를 들추던 검사의 시각이 아니라, 천리안을 지닌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편협된 경주마의 시선에서 벗어나 우산과 짚신을 파는 자식을 둔 부모의 마음을 지닌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은 합리주의와 지성주의입니다. 합리주의는 공정을 바탕으로 한 과학과 기술의 혁신으로 힘을 받습니다. 저는 재임 기간에 과학기술 혁신 5.0을 통해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끌 것입니다. 민과 관이 힘을 합쳐 지혜를 모으는 기구를 조속히 만들겠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반지성으로 인해 민주주의가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반지성주의는 편을 갈라치는 데서 유래합니다. 이대녀와 이대남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이분화된 사회는 온전히 설 수 없습니다. 선거로 나뉘었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저는 오늘로 야당과의 협치를 약속드립니다. 거국내각을 통한 대다수 국민의 복지를 위해 한길로 나아갈 것을 제안합니다. 또한 국회에서는 여야 합의로 차별금지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주시길 당부 말씀드리겠습니다.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피었습니다.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입니다. 그러나 자유는 결코 승자독식이 아닙니다. 노동자를 혹사해 얻는 번영과 풍요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노동자와 기업이 함께 번영하는 친노동자, 친기업 정책을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기후위기에 따른 탄소저감 정책도 기업과 깊이 있게 논의하겠습니다. 빠른 성장보다는 다소 느리더라도 동반성장하는 길을 택하겠습니다. 성장에서 소외되는 층이 없도록 살피겠습니다.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 그리고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 기회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편적 복지와 공교육의 정상화와 내실 있는 정책을 펴도록 관련 부처가 모여 지혜를 짜내겠습니다. 자유민주주의는 평화를 만들어내고, 평화는 자유를 지켜줍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서 저는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화의 문을 늘 열어놓겠습니다. 북한의 핵 개발 중단과 비핵화로의 전환,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 남북 정상이 이른 시일 내 만날 것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안합니다.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자유·인권·공정·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일각에서 우려하는 검찰공화국 의혹을 단호히 배제할 것이며,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 여러분과 함께 충심을 다할 것을 맹세합니다. 감사합니다.

엄치용 미국 코넬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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