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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루나는 왜 화폐가 되지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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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사태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코인시장에서는 가상화폐가 화폐냐 자산이냐에 대한 논쟁이 또 한 번 불붙었다. 하지만 지난 일주일간 벌어진 루나 사태로 가상화폐는 여전히 화폐가 아니라고 결론짓는 분위기다.

지금 휴지 조각이 됐다고 한때 시가총액 4위였던 코인이 그저 폰지였다고 말하는 건 상황을 온전히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 직전까지 전문가들도 루나는 기술력이 좋고 기반 커뮤니티가 단단하다고 평가해왔다.

루나는 진짜 화폐를 모방했다. 단 한 가지만 제외하고 말이다. 진짜 화폐는 쓰임새가 다양하다. 우리 생활 전반에 화폐가 필요하다. 하지만 테라는 그렇지 않다.

루나재단이 테라의 쓰임을 늘리기 위해 내놓은 건 연이율 20%를 준다는 '앵커프로토콜' 정도였다. 쓸모없는 돈을 맡겨두면 고리를 준다고 하니 모든 돈이 몰려갈 수밖에 없다. 테라라는 화폐의 유동성이 모두 묶인 배경이다. 유동성이 묶여 있으니 공매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오로지 수익을 올리기 위한 돈이 손해를 내기 시작한다면 가치는 0을 향해 갈 수밖에 없다. 결국 루나·테라가 속절없이 무너진 건 테라가 쓸모없었기 때문이다.

루나 사태는 코인 투자자와 코인 개발자 양쪽 모두에 큰 교훈을 남겼다. 첫째, 코인에 투자할 땐 이를 철저히 자산으로 봐야 한다. 코인은 아직 금과 은처럼 실생활에서 활용도는 낮아도 가치가 저장되는 자산과 같다. 자산시장에서는 가장 유명한 자산이 가장 안전하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정도가 믿을 만하다는 얘기다. 둘째, 금융을 구현하려는 코인은 철저히 조심해야 한다. 실사용성이 떨어져 그저 옵션에 옵션이 붙은 금융상품은 언제든 터질 수 있는 폭탄이다. 과거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그랬고 루나도 그렇다.

코인 개발자에게는 코인이 화폐가 되려면 쓰임새를 구현하는 게 무척이나 중요하다는 근본적인 교훈을 다시 남겼다. 기술이 좋고 목표가 창대해도 쓰임새가 없다면 모래성에 불과하다. 또 한 가지 교훈은 욕심보다 이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코인업계가 당장의 돈놀이에 계속 매몰되면 사기꾼이라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다.

[금융부 = 최근도 기자 recentdo@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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