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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중국에 항공기 3대 보낸 북한, 코로나 의약품·방역품 긴급 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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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고려항공 수송기들 16일 오전 선양 공항 왔다 당일 오후 귀환
북·중 육로 봉쇄 2년4개월 만에…인민군 의약품 수송 동원도
남측 협력 제의엔 침묵…권영세 “거부 땐 민간 지원 등 고려”

경향신문

의약품 수송에 동원된 북한 군인과 차량 북한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평양시내 의약품 수송 임무에 투입되는 인민군 군의부문 전투원들이 지난 16일 국방성에서 결의 모임을 가졌다고 노동신문이 17일 보도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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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의약품 대란’에 시달리는 북한이 항공편을 통해 중국에서 의약품을 조달해간 것으로 17일 파악됐다. 남측의 방역 협력 제의에는 답하지 않고 중국 측으로부터 긴급 의약품 수급에 나선 것이다.

경향신문이 복수의 항공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북한 국영항공인 고려항공 수송기 3대가 지난 16일 오전 선양(瀋陽) 타오셴(桃仙) 공항에 착륙했다가 당일 오후 떠났다. 수송량 50t인 일류신 IL-76 수송기로 고려항공에 소속된 P-912, 913, 914 등 3대가 한꺼번에 동원됐다. 수송기에는 코로나19 방역에 필요한 의약품과 물자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20년 1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북·중 간 육로를 봉쇄하고, 여객기 운항도 중단했다. 지난 1월 재개했던 단둥(丹東)~신의주 간 북·중 열차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단둥이 봉쇄되면서 운행을 중단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대한 빠른 시간에 의약품을 운송하기 위해 하늘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평양에서 선양까지는 비행기로 한 시간 정도면 도착한다. 북한 항공기가 선양 타오셴공항에 도착한 것은 약 2년4개월 만이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앞으로도 수송기를 보내 중국에서 부족한 의약품과 방역 물자를 수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6일은 통일부가 권영세 장관 명의로 북측에 의약품 공급 등 코로나19 방역 협력을 제안하며 실무접촉을 제의하는 대북통지문을 보내겠다고 밝힌 날이지만, 북측의 거부로 통지문을 보내지 못했다. 북측은 17일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권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북한의 거부 시 대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가 직접 지원하지 않게 될 경우 국제기구를 통하거나 민간이 지원하게 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북한의 통지문 접수 거부에 대해선 “(지원)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직접적으로 판단할 것까지는 아니라고 본다”며 아직은 수용 가능성을 50 대 50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중국으로부터 의약품 수급에 나선 북한이 남한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공개적으로 남측의 방역 지원을 수용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년3개월간 유지해 온 북한식 방역체계를 스스로 부인하고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의약품과 방역 물자 부족이 심각한 북한은 16일부터 인민군을 투입해 24시간 체제로 의약품 공급·수송을 시작했다. 의약품 유입이 2년 넘게 멈춘 데다 봉쇄 조치로 장마당(시장)에서 약품을 구입하기도 어려워져 부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지난 15일 오후 6시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전국적으로 26만9510여명의 유열자(발열자)가 새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부터 전날 오후까지 전국의 누적 발열자 수는 148만3060여명, 누적 사망자는 56명으로 집계됐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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