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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석탄전쟁에 가격 3배 급등…"원전 가동확대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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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철 전력생산 적신호 ◆

매일경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세계 기업들이 러시아 석탄 대체재 확보에 나서면서 국내 발전사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17일 인천광역시 옹진군에 위치한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에 석탄이 쌓여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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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자회사인 5개 발전공기업(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러시아산 석탄(유연탄) 수입을 대폭 줄이거나 잠정 중단했다.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제재를 고려해 일찌감치 '대체 수입처' 확보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 유연탄 수요가 특정 국가로 쏠리면서 새로운 위기를 맞게 됐다. '가성비'가 뛰어난 러시아산 유연탄을 대체할 물량을 찾기가 쉽지 않고 물량을 구한다 해도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17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5개 발전공기업은 최근 주요 유연탄 생산국인 호주,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콜롬비아 등지에서 유연탄을 구하기 위해 해외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다. 발전공기업 A사 관계자는 "생산국마다 유연탄의 품질이 다른데 러시아산은 가성비가 좋은 편"이라며 "이를 대체할 비슷한 조건의 유연탄을 찾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러시아산은 호주산 등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이 나쁘지 않아 발전공기업들이 선호해온 유연탄이다. 실제 러시아산의 경우 국내 수입 유연탄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입된 국가별 유연탄 중 호주(5769만t) 다음으로 러시아(1933만t)가 많았다. 그다음 인도네시아(1891만t), 캐나다(999만t), 미국(303만t), 남아프리카공화국(287만t), 콜롬비아(279만t) 순으로 나타났다.

유연탄 가격은 올 들어 빠르게 급등하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5월 2주 유연탄 평균 가격은 전주 대비 10.6% 오른 t당 384.9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평균(127.14달러) 대비 3배 이상, 2020년 연평균(61.58달러) 대비 6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최근 불거진 유연탄 수급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된 영향이 크다. 유럽 주요국들이 전쟁 직후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이 중단되자 대체 연료로 석탄 수입을 확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발전공기업 B사 관계자는 "유럽 국가들은 그동안 남아공·콜롬비아·러시아산 유연탄을 많이 수입해왔다"며 "전쟁이 터지고 러시아산 유연탄 수입에 차질이 생기자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많이 수입하던 호주·인도네시아 등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공기업 C사 관계자는 "콜롬비아의 경우 올해 생산 예정된 물량을 이미 다 판매한 것으로 안다"며 "현재는 내년에 생산될 물량을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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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공기업들이 수입 대체국에서 어렵게 유연탄을 찾아도 문제다. 이미 유연탄 가격이 크게 오른 상태여서 곧바로 구매계약을 하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웃돈까지 줘가며 섣불리 구매했다가 한두 달 뒤에 가격이 하락하면 "꼭지에 샀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우물쭈물하다가 이마저도 확보하지 못하면 LNG 사용량만 늘어나게 돼 한전의 적자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발전공기업 D사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 유연탄을 무턱대고 비싸게 샀다간 연료비 부담만 커지게 된다"며 "유연탄 가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면서 '구매 시점'을 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해외 업체와의 가격 흥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유연탄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조차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이러한 발전공기업들의 애로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업계와 수시로 소통하면서 수입처 다변화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석유·LNG에 이어 올 들어 유연탄까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한전의 경영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전은 올해 1분기에만 역대 최악인 7조8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5조8601억원)을 2조원가량 넘어선 것이다. 여기에 발전공기업들의 유연탄 구매 비용까지 커지게 되면 재무 부담은 더 가중된다.

만약 발전공기업들이 올 3분기 사용량만큼 유연탄을 확보하지 못하면 LNG 사용량만 더 늘어나게 된다. 즉, 전력도매가격(SMP)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그 영향으로 한전의 적자도 올해 영업손실 전망치(컨센서스·21조9000억원)보다 더 커질 수 있다. SMP는 지난달에 kwh(킬로와트시)당 202.11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SMP가 오르면 전력 구입 단가가 높아져 한전의 적자는 커지게 된다. 그만큼 전기요금 인상 압박도 확대되는 것이다.

발전공기업들이 유연탄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에너지 안보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자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원가가 안정적인 원자력발전을 확대해 연료비 등락에 따른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문재인정부에서 '탈원전·탈석탄' 및 '신재생 확대' 정책을 급진적으로 추진하면서 전반적인 에너지믹스가 고비용 구조로 바뀌게 됐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기적으로는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고 장기적으로는 연료비가 안정적인 원전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연탄은 5개 발전공기업의 발전량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발전원이다. 석탄화력발전소를 가장 많이 운영하는 남동발전의 경우 지난해 연간 발전량에서 석탄 비중이 89.9%에 달했다. 5개 발전공기업 중 가장 높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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