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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訪韓직전 소말리아 재파병…'강한 미국' 띄우는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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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정상회담 D-3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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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아시아 순방을 위해 19일(현지시간) 서울로 출발한다.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정부와 경제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며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과 한·미·일 동맹에 대해 바위처럼 단단한 바이든 행정부의 약속을 진전시켜 나갈 것이다."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을 16일 이같이 예고했다. 일본에서는 호주·인도와 구축한 대중국 견제 안보 협력체인 '쿼드' 정상회의도 예정돼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핵심 축을 한·미·일 협력에 두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4~5월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백악관에 초청했던 첫 해외 정상 역시 일본과 한국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한일 순방기간에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 주도 경제협력 구상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발족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참여하고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중에서는 싱가포르와 필리핀이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몇 년간 취약한 공급망, 부패와 조세 회피, 혁신과 창의성 부족 등 세계 경제에 실질적 공백이 있었다면서 "인도태평양에서 우리는 경제적 관여와 교역의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PEF에서는 디지털 경제를 포함한 공정하고 탄력적인 무역, 공급망 회복력, 인프라와 청정에너지, 공정한 조세와 반부패 의제 등을 놓고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13일 백악관으로 처음 아세안 정상들을 초청해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한 뒤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하면서 IPEF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중국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만 평화를 위한 안보 지원 의지를 여러 방식으로 재확인하고 있다. 최근 미 국무부는 홈페이지에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 '미국 정부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 등의 핵심 문구를 삭제하기도 했다. 또한 중국과 안보협정을 체결한 솔로몬제도에 29년 만에 미국 대사관을 개설하는 등 인도태평양 도서지역 국가와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태국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캄보디아의 아세안 정상회의 등에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이 돌아왔다"면서 전 세계적 리더십 재건에 재차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혼란스럽게 철군하며 상처를 입은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에 대항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결속을 강화하면서 유럽과의 '대서양 동맹'을 공고히 하고 인도태평양 전략도 새롭게 수립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 인도태평양에서는 중국의 도전에 각각 맞서 미국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냉전 속에서 스웨덴과 핀란드가 군사적 중립국 노선에서 탈피해 15~16일 나토 가입을 결정하면서 힘의 균형마저 미국과 서방국으로 쏠리고 있다. 나토는 러시아 국경 인근인 발트해에서 스웨덴과 핀란드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군사훈련도 개시했다. 유럽 14개국에서 병력 1만5000명이 참가하고 있다. 연초부터 예정된 방어훈련이지만 1991년 이후 발트해에서 펼쳐지는 나토 훈련 중 가장 큰 규모다. 또한 북극해에서 발칸반도까지 나토 국가별 합동훈련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는 러시아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스웨덴과 핀란드에 나토 군사 자산이 배치되면 합당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 역시 나토의 '동진'이 인도태평양까지 넘어오는 것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 중국과의 관계에 새로운 요인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고,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유럽 안보에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봉쇄정책도 바꾸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에서 내려진 쿠바에 대한 가족 송금과 여행규제를 일부 완화하고 비자 처리를 대폭 늘리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역사적 화해 수준으로 쿠바 관계를 되돌릴 정도는 아니지만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쿠바 제재를 완화하는 가장 중요한 변화다. 다만 다음달 6~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미주정상회의에 쿠바를 초청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말리아에서 철군하겠다던 결정을 뒤집고 테러조직인 알샤바브를 소탕하기 위해 미군 병력을 재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소말리아에서 약 13년간 주둔하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철수 명령에 따라 2020년 말 완전히 발을 뺐는데 이번에 병력 500명 미만이 재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미국이 세계의 경찰 역할에 다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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