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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오르기 전에 사자" '식용유 대란' 결국 현실로...마트·온라인몰서도 일시품절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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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서 식용유 품절 잇따라...온라인몰서도 수요 몰리며 매출 급증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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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식용유 대란'이 결국 현실로 다가왔다. 일부 대형마트와 온라인몰 중심으로 식용유를 미리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일시적인 품절 사태가 빚어졌다. 관련 제품의 매출도 뛰어 올랐다. 일부의 사재기 움직임이 일반 소비자들에까지 옮겨 붙으면서 식용유 제품의 품귀 현상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16일 저녁 기자가 찾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에서는 최근 원재료 수급 문제가 거론되는 콩기름, 카놀라유, 옥수수유, 해바라기씨 등 제품 대부분이 품절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품목별로는 CJ제일제당의 백설 포도씨오일 500㎖ 제품, 백설 카놀라오일 500㎖, 백설 해바라기유 500㎖, 백설 바삭한요리유 1.7ℓ, 백설 튀김전용유 1.8ℓ, 백설 대두유 1.8ℓ, 피코크 카놀라유 500㎖, 사조해표 식용유 900㎖, 사조해표 옥수수유 900㎖, 사조해표 옥수수유 1.8ℓ, 피에트로 포도씨오일 750㎖ 등 11개 제품이 품절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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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식용유 진열대에 남아 있는 제품은 원재료 수급 논란이 없는 올리브유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평소 쓰던 식용유를 사려고 마트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김모(여·70대)씨는 "식용유가 다 떨어져 사러 나왔더니 쓰던 제품이 없다"며 씁쓸해 했다.

해당 마트 점원 배모씨(60대·여)는 "지난 주말 식용유를 찾는 고객들이 유독 많았다"면서 "식용유 제품 재고가 거의 소진돼 이튿날 진열해 놓을 제품도 많지 않았을 정도"라며 이례적인 구매 행렬에 다소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관련 매출이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가 지난 주말을 포함한 이달 13~16일까지 식용유 매출을 분석한 결과, 2주 전 대비 50% 뛰어 올랐다. 같은 기간 이마트의 유지류 매출도 전주 대비 20% 증가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높은 증가세인 것은 분명하다. 이마트에서 올해 1월 7~10일 유지류 매출은 -5% 신장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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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에서도 '식용유 사재기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SSG닷컴의 이달 13~16일까지 식용유 매출은 전주 대비 105% 크게 늘었고 마켓컬리에서는 식용유 판매량이 무려 289% 뛰어 올랐다. 콩기름 대신 사용할 수 있는 해바라기씨유와 포도씨유 제품을 찾는 고객이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17일에도 SSG닷컴 홈페이지에서 식용유를 검색하면 재고가 모두 소진된 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오후 시간대로 가면 품절된 상품 갯수는 더 늘어났다. 전날 오후 9시께 SSG닷컴 페이지에서 확인된 식용유 품절 상품 수만 68개에 달했다. 이에 쿠팡은 이달 중순부터 이커머스 업체 최초로 식용유 구매 제한에 나섰다. 쿠팡 로켓배송 이용시 식용유 구매 개수를 10개로 제한했다. 현재 쿠팡에서 로켓배송 서비스가 가능했던 식용유는 모두 팔려 나간 상태다.

특히 이런 혼란한 시기를 틈 타 시중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해 폭리를 취하는 오픈마켓 사업자들도 포착됐다. 포털 사이트에서 확인된 최저 가격보다 두 배 이상 비싼 상품도 '일시품절'로 현재는 구매가 불가능한 사례도 있었다.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된 최저 가격이 6300원인 '백설 옥수수유 900㎖' 제품은 한 온라인몰에서 1만4160원으로 판매했지만 준비된 물량은 모두 팔려 나갔다.

한편에서는 이번 식용유 품절 사태를 '일시적인 풍선효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창고형 할인점들이 1인당 식용유 구매 수량을 제한하자 풍선효과로 그 수요가 마트와 온라인몰로 집중됐다는 주장이다.

지난 주말 식용유를 사려는 사람들이 몰리자 트레이더스를 포함한 코스트코, 하나로마트, 롯데마트의 맥스 등 일부 창고형 할인점은 일제히 식용유 제품의 1인당 구매수량을 1~2개로 제한한 바 있다. 실제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지난 13~16일까지 오일류 매출은 70% 크게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제한 사태로 식용유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단 우려에 기름을 많이 쓰는 자영업자들이 대량 구매에 나서고 있다"며 "사재기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구매를 제한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일반 대형마트는 식용유 구매수량을 아직 제한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자영업자 등의 수요가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재고가 동이 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동시다발적인 식용유 품절에 공급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제조업체 측에서는 공급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며 "제품 공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남라다 기자 nld8120@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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