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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 "용산 '통개발'은 속도 느려…구역 나눠 단계적 개발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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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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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총 52만㎡에 이르는 용산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과거 '통개발'과는 다른 구역별 단계 개발을 계획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오 후보는 지난 15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용산 개발 방식과 관련해) 과거 시장이었을 때는 너무 원대한 포부·비전을 계획해 실현이 어려웠는데, 통개발은 10년 뒤 후회 없는 밑그림이 되긴 하지만 개발 부담이 크고 속도가 느린 만큼, 이젠 일이 되게끔 몇 개 지구로 나눠 단계적으로 개발해야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2006년 8월 철도경영 정상화 대책과 함께 시작된 용산개발사업은 2007년 11월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이 개발 시행자로 선정됐지만 당시 오 시장이 인근 서부이촌동까지 포함한 통개발을 인허가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사업 규모가 더욱 커졌다. 이로 인해 사업비 31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개발사업이 됐고 서부이촌동 주민 반발로 사업이 지연되던 와중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겹치면서 좌초됐다.

오 후보가 언급한 단계적 개발 방식은 용산정비창 일대 상업·주택지구와 대통령 집무실 주변 지구, 인근 서부이촌동 개발 등 밑그림을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10~20년에 걸쳐 개발해가는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이번 시장선거에서 향후 4년간 새 서울 시정 목표로 '공정·상생'과 '도시 경쟁력 회복'을 양대 축으로 내세웠다. 그는 "무너진 계층 이동 사다리 복원을 위해 1호 공약도 저소득 취약계층 보호 4종 세트를 내세웠다"며 "또 전임 시장 10년간 한때 17위까지 떨어졌던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임기 내 5위권까지 회복시켜 도심 일자리를 새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4종 세트' 공약은 안심소득(생계),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주거), 서울런(교육), 공공의료 서비스(의료) 등이다.

오 후보는 도시 경쟁력을 회복하는 발판이 될 핵심 사업으로 고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올스톱됐던 용산 개발과 함께 세운지구 등 서울 도심 재창조를 내걸었다. 오 후보가 지난달 시장으로서 발표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은 종묘에서 퇴계로로 이어지는 종로구 세운지구 44만㎡를 재정비해 마포구 연남동 '연트럴파크' 대비 4배가 넘는 약 14만㎡의 녹지·공원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오 후보는 일본 도쿄에서 일왕이 거처하는 고쿄(궁궐·皇居) 일대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선 사례를 들며 "서울시의 미래는 빌딩 숲과 나무 숲이 조화를 이루는 발전적 도시 공간으로 변신하는 것"이라며 "고집스럽게 도심 내 높이 제한(현행 90m)을 주장하시는 분들과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고궁을 진짜 돋보이게 하는 방법은 창경궁부터 종묘까지 주변의 세운상가를 허물고 녹지로 문화유산과 이어지는 녹지축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대신 세운상가 바로 옆 좌우로는 높이 제한을 과감하게 풀어 일자리를 만들 고층빌딩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재선되면 7월부터 서울시가 실시하는 '안심소득'(인센티브형 기본소득) 실험을 2년간 실시한 후 임기 내 정책에 전면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당초 3년 실험을 계획했는데 국민의힘으로 정권이 바뀐 만큼 속도에 욕심이 나게 됐다"며 "열심히 일할수록 돈을 더 받는 '인센티브형 기본소득 시스템'이기에 정책 성공에 확신이 있고 실험 결과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정책 확대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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