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16일 대구 중구 희움일본군위안부역사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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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94)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할머니는 여성가족부 폐지에 반대한다는 입장 등을 보였다.
1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16일 대구 중구 희움일본군위안부역사관에서 일본 교도통신 등 국내·외 취재진을 만나 1시간 가량 인터뷰를 가졌다.
이 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피해자 할머니들이 모두 아흔살을 넘겼다”면서 “윤 대통령이 (위안부)문제를 해결해 이제 몇 분 남지 않은 할머니들의 소원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용수 할머니는 “윤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인)지난해 9월 이곳을 찾아 ‘대통령이 안 돼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면서 “대통령이나 외교부가 유엔 고문방지위원회(CAT)로 가자고 한마디만 해주면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해부터 위안부 문제를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에 회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다루려면 한국과 일본 모두 동의해야 하지만, 고문방지위 회부는 일본 측의 동의가 없이도 가능하다.
또한 이날 이 할머니는 ‘일본 정부의 범죄사실 인정’ ‘공식 사죄’ ‘법적 배상’ ‘진상 규명’ ‘역사 교과서에 기록 및 올바른 역사 교육’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을 통한 추모’ ‘전범자 처벌’ 등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7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이 할머니는 “윤 대통령이 7가지 원칙을 실행하는 것이 (위안부 문제의)진정한 해결”이라면서 “이중 한 가지도 이뤄지지 않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CAT에 가서 일본의 잘못을 밝히자는 것이다”고 밝혔다.
특히 이용수 할머니는 2015년 일본군 위안부 관련 합의와 관련해 “무효다. 받은 10억엔도 돌려줘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일본이 공식적으로 사죄해야 한다”며 “위안부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일본과 관계 개선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윤석열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이행 움직임에 대해 “폐지해선 안 된다”며 “그건 할머니들을 다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2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찾아가 여가부 폐지 공약을 재고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양주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현재 피해 생존자는 11명에 불과하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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