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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규제완화 속도조절에도 강남 재건축 '신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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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아파트 신고가 1060개

서초구 8.68%로 1위..2위는 강남구

삼풍아파트 전용 130㎡ 37억 신고가..전고가 5억↑

"규제완화 기조는 변암없어..강남 재건축 선호 심화"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윤석열 정부가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해 속도 조절을 예고했지만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오히려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몰리면서 강남불패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3개월새 신고가 1위 서초구

17일 부동산 중개 플랫폼 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이날까지 매매계약이 체결된 서울 아파트 중 신고가 거래는 1060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자치구는 서초구로 나타났다. 전체 신고가 거래 중 8.68%(92개)를 차지했다. 이어 강남구가 92개(8.58%)로 그 뒤를 이었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정부의 입장 변화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주(5월9일 기준)까지 서울 지역 아파트값은 0.11% 하락한 가운데, 서초구와 강남구 아파트값은 0.40%, 0.26% 올랐다.

당초 시장에서는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집값이 단기 급등할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데일리

서울 청와대 상공에서 바라본 마포와 여의도 일대 아파트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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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부에 유출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국정과제 이행계획서’를 보면, 도심 공급을 위한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단계적’이라는 전제 조건을 내걸었다. 집값 추이를 지켜보고 속도조절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재건축사업의 대못 규제로 지적되는 안전진단 기준 개정은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다. 법 개정 사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전날 취임사를 통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대해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질서있게 실행하겠다”며 속도조절론에 무게를 실었다.

금리민감도 낮아..강남 재건축 수요 이어질 듯

하지만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 전용면적 130㎡는 37억원(6층)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가보다 5억원 올랐다. 1988년 준공된 삼풍아파트는 최근 재건축추진 준비위원회를 설립하고 예비안전진단 절차에 착수했다. 2390가구 대단지 아파트로 재건축 사업이 이뤄질 경우 일대 대장주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현재 온라인으로 등록된 삼풍아파트 매물 건수는 43건으로 3개월 전(20건)보다 2배 넘게 늘었지만 매도 호가는 상승 추세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집주인이 전세를 살고 5월말까지 잔금을 치르는 조건으로 거래가 이뤄진 것”이라면서 “37억원에 실거래가 나왔기 때문에 그 이하 매물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서초구 방배동 삼익아파트 전용 88㎡도 지난 3일 전고점 대비 3억4000만원 오른 19억40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하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60㎡ 역시 이달 초 17억4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직전 신고가보다 3억5500만원 상승했다.

여기에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책 역시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커졌고 강남 재건축 단지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최근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대한 속도조절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시장에서는 시기적인 문제일 뿐 규제 완화 기조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 인상 우려가 확대되고 있지만 애시당초 강남 재건축·초고가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금리 민감도가 낮다. 이들 아파트에 대한 선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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