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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플랫폼 기업·성장성 내세운 청담글로벌...기관 반응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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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 중인 청담글로벌의 흥행 여부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가치를 인정받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기관투자자 사이에서는 청담글로벌을 빠르게 성장한 유통전문기업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해 공모주 고평가 논란이 뒤따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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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주 청담글로벌 대표이사가 16일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청담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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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화장품을 중국에 유통하며 급성장...현지화 판매 ‘강점’

청담글로벌은 2017년 설립된 화장품 유통업체다. 회사 측은 기업공개 간담회에서 글로벌 컨슈머 브랜드의 제품 발굴, 개발과 소싱부터 해외 온오프라인 유통까지 종합해결책을 제공하는 이커머스 플랫폼 회사라고 강조했다.

청담글로벌은 중국·홍콩 인터넷 플랫폼에 국내외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를 유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중국·홍콩향 매출이 전체 98.1%에 달한다. 플랫폼별 매출로 따지면 중국 징동닷컴(JD.COM)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전체 74.6%를 차지한다. 중국 징동닷컴의 국내 유일 1차 벤더 업체라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실적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2020년 매출액 770억1600만원에서 지난해 1443억4700만원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유통업체 특성상 매출원가가 높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4.74%에서 지난해 6.71%로 개선세를 보였다.

이번 수요예측에 공모가 하단을 써낸 한 투자자문 관계자는 “2년 전 당기순이익 5억원을 냈던 회사가 지난해 87억원으로 뛰었다”며 “지난해 전환권조정상각비, 전환권부채평가손실을 모두 플러스로 반영해 28억원의 순이익을 더하면서 87억원으로 뛰었는데, 일시적인 이익 반영에 의구심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요예측에 공모가 하단을 써낸 한 자산운용사 재직자는 “IPO 시장에서 유통업종에 대한 관심도가 낮다 보니 IT플랫폼 기업을 내세웠는데, 실제 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비교하면 유통기업에 가깝다”며 “공모가를 높이거나 확약 걸기에 유리한 조건도 아니어서 크게 흥행할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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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글로벌 IR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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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체는 유통업체, 비교군은 IT 플랫폼 기업으로 제시...기업공개 순항할까

청담글로벌은 오는 18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다. 총 공모주식수는 634만1686주(신주 581만3212주·구주 52만8474주)다. 공모가 희망 밴드는 8400~9600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 총액은 1785억~2040억원 사이다.

청담글로벌은 피어그룹(비교기업)으로 국내 기업 2곳, 해외기업 1곳을 선정했다. 유통업체인 실리콘투의 PER(주가수익비율)은 16.16배, IT플랫폼 기업인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33.70배, 미국 온라인 유통업체 리볼브그룹(Revolve Group)은 22.07배로 두고 책정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청담글로벌이 원하는 공모가 희망 밴드 아래에서 공모가가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수요예측 참여를 고민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한 실리콘투와 사업구조가 가장 유사한데, 실리콘투의 현재 시가총액이 1500억원인 점과 비교하면 청담글로벌 하단 밸류인 1800억원도 비싸다”며 “공모가도 하단 밑으로 써낼 예정이다”고 전했다.

청담글로벌은 상장 직후 유통가능한 주식수가 30.1%에 달해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이 남은 점도 우려 요소다.

다른 기관투자자는 “구주 매출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반감, 5년도 채 되지 않은 유통전문기업의 급격한 성장세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다”고 했다.

청담글로벌 측은 사업 초기 투자 유치로 발생하는 회계상 조정이며, 주요 투자자들이 자진 보호예수를 걸고 있다며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어 “전환사채, 전환사채 전환에 따른 비경상적, 비현금성비용 등 향후 발생 가능성이 없는 비용을 모두 제외했다”며 “사업 초기 RCPS(상환우선전환주), CB(전환사채) 투자를 받았기에 기업 성장 후 비현금성 평가비용 등으로 당기순이익이 영업이익 대비 작게 나타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주주인 XU MEIXING의 지분도 1년 자진 보호예수 완료했다”며 “1개월 후 기관투자자 보호예수 만료에 따른 물량도 모두 협의를 통해 수급 충격을 최소화할 예정이다”고 부연했다.

이인아 기자(ina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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