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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수사 범위 넘었네"…법정서 목소리 커진 피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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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경찰 송치 사건의 범위가 모호해지면서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수사 위반'을 따지는 사례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습니다.

경찰 송치 사건과 '직접 관련성'이 있는 경우로 한정하다 보니 검사마다 해석이 다르고, 나아가 법원에서도 직접 관련성 여부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검찰 내에선 경찰이 사건을 송치한 후 추가 혐의를 발견하고도 재판에서 '위법 수사' 판단을 받을까 봐 애초에 소극적인 수사를 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오늘(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목포지원은 올해 2월 도박장소개설 등 혐의로 기소된 8명에게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들은 보드게임카페에 도박장을 차리고 도박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압수수색 등으로 증거를 확보하고도 재판 중에 '복병'을 만났습니다.

일부 피고인이 지난해 바뀐 검찰청법 등 법령에 따라 검찰의 수사 개시 범위는 경찰이 송치한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 한정된다는 주장을 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도박장소개설 사건을 송치받아 추가 수사한 끝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는데, 이는 도박장소개설죄와 '동종 범죄'가 아니므로 불법 기소라는 것입니다.

재판부는 피고인 주장을 살핀 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혐의는 도박장소개설죄나 상습도박죄에 사용된 금품을 은닉하려고 이뤄진 범행이고, 식품위생법 위반 역시 식품접객업자가 영업 준수 사항을 위반해 도박장소를 열어준 것이니 '직접 관련성'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해 말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나온 판결은 사정이 다소 다릅니다.

검찰은 2020년 경찰로부터 경기 안양의 아파트 부정 청약 사건(주택법·주민등록법 위반)을 송치받았는데, 수사를 하다 피의자들이 강원 속초와 경남 밀양, 부산 등의 비슷한 사건에 연루됐다는 점을 인지했습니다.

2021년까지 이어진 수사로 검찰이 파악한 가담자 숫자는 당초 경찰이 지목한 2명에서 13명으로 늘었습니다.

이 재판에서도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가 문제가 됐습니다.

검찰의 추가 수사로 덜미를 붙잡힌 일부 피고인은 법정에서 "검찰 수사가 위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추가로 밝혀낸 피고인들의 범행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과 직접 관련성 있는 범죄가 아니며,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없는 범죄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위법한' 추가 수사로 확보한 증거라도 유죄를 인정하는 증거로 삼을 수는 있다고 봤습니다.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이 그 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고,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오히려 형사사법 정의 실현에 반하는 경우라면 예외적으로 절차를 위반해 수집된 증거도 유죄 판단에 활용할 수 있다고 한 2007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근거입니다.

두 사건의 재판부는 검찰청법과 대통령령인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수사개시규정)의 같은 조항을 참조했지만 각기 다른 판단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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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부에서는 직접 관련성의 개념이 모호해 안 그래도 좁아진 수사 범위가 더 제한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수사개시규정상 검사가 경찰의 송치를 받아 유효하게 수사할 수 있는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는 ▲ 한 사람이 범한 여러 건의 죄 ▲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범한 죄 ▲ 수단과 결과의 관계에 있는 죄 등을 가리킵니다.

여기서 '한 사람이 범한 여러 건의 죄'는 다시 '동종 범죄' 등으로 제한됩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을 거치며 '직접 관련성'은 '동일성'으로 한층 더 좁아질 뻔했으나 논란 끝에 이 대목은 기존 조항이 유지됐습니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규정에 '직접 관련성'의 정의가 있지만 '그래서 어디까지 수사할 수 있다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검사들도 명확히는 모른다"며 "검사가 볼 때는 직접 관련성이 있는데 그게 아니라는 판결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사건은 1심 피고인 대부분이 항소를 포기했으나 부산지법 동부지원 사건은 2심이 진행 중입니다.

부산 사건이 3심까지 갈 경우 '직접 관련성'에 관한 첫 대법 판례가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그전까지 수사 단계나 하급심에서의 혼란은 불가피하다는 게 검찰 내부의 시각입니다.

실제로 부산지법 동부지원의 1심 판례를 공유한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재판까지 가서 '위법 수사' 판단을 받을 수 있으니 가급적 경찰이 송치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안전하고 소극적인 기소를 하자는 분위기도 형성됐다고 합니다.

대검 관계자는 "검사 입장에서는 직접 관련성이 없다고 본 판결이 하나 있다는 것만으로도 수사할 때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아직 재판 과정에서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를 문제 삼은 사례는 많지 않지만 '검수완박'으로 검찰의 수사 영역이 더 협소해지면서 피고인 측의 '역공'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경찰 송치 사건을 담당해온 한 일선 형사부 검사는 "현행 제도에서는 검찰 수사가 막히니 경찰에 다시 수사해달라고 요청하는 방법밖에 없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며 "사건에 파묻힌 경찰이 어렵사리 수사를 마치고 송치했는데 재수사 요청을 하면 업무 부담 때문에 처리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이번 판결들이 다루지는 않았지만, 경찰이 무혐의로 판단해 송치하지 않기로 했다가 고소인의 이의 제기로 검찰이 맡게 된 사건 등도 향후 법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검수완박' 법안의 한 축인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검사는 이런 사건을 넘겨받으면 '해당 사건과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사할 수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재판 중에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하려 할 때의 허가 기준인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과 같이 좁게 해석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지만, 개정 형사소송법 조문만으로는 그 취지가 명확하지 않아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나옵니다.

검찰 관계자는 "공소장 변경 기준인 '동일성'은 재판이 시작된 뒤 피고인이 예측불가능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든 장치"라며 "수사 초기 단계에 똑같이 적용하면 고소장에 나온 범죄사실만 수사하라는 의미밖에 되지 않아 부적절하다"고 했습니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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