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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리모델링은 한계가 있다고?”… 복층형·세대분리형도 준비하는 건설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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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리모델링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평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특화평면을 다변화하고 있다. 복층형·세대분리형은 물론, 최근에는 주거 트렌드인 알파룸·클린룸 등을 넣은 평면도 등장했다.

특화평면은 평면설계의 기본이 되는 평면이다. 각 건설사들은 특화평면을 기반으로 단지별 특성에 맞춰 일부 수정한 후 설계를 확정한다. 따라서 특화평면이 다양해질수록 리모델링 단지에 여러 평면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비확장 발코니와 욕실 및 수납 공간 부족 등 리모델링 전 구축아파트들이 갖고 있던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리모델링에 적용가능한 4개 특화평면(▲계단식 관통형 ▲계단식 일반형 ▲복도식 1베이 ▲복도식 2베이)을 개발했다. 베이(Bay)란 발코니와 맞닿은 거실과 방의 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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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제안한 계단식 관통형·일반형 리모델링 특화평면/대우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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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리모델링은 구축 아파트의 철골 구조를 유지한 채로 공간을 확장해야하므로, 정사각형 모양으로 확장하기가 쉽지 않다. 아직까지 정부가 내력벽 철거를 허용하지 않고 있어, 확장이 끝나면 각 세대가 세로 모양으로 길게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발코니와 맞닿은 면적이 적은 1베이나 2베이의 경우 이런 문제가 더욱 심해진다.

대우건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리모델링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특화평면을 개발했다. 기존 공간 제약이 큰 복도식의 경우 공간 확장이 우선이 됐다. 복도식 1베이 타입은 전면부 확장을 통해 침실과 거실 공간을 새로 만들었고, 복도식 2베이는 전·후면 확장으로 침실과 거실 공간을 확보했다. 두 타입 모두 제한된 공간 안에서도 클린룸(의류관리기와 건식세면대를 원스톱으로 배치해 외부 오염물질의 집안 유입을 막는 공간), 드레스룸 등을 배치했다.

계단식은 숨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확장됐다. 계단식 관통형(두 세대의 현관문이 마주보고 있는 타입)은 세대 내부의 전·후면 발코니를 확장해 기존 2베이 구조를 2.5베이로 변경했다. 또 다른 계단식 타입인 ‘일반형’은 기존 3베이인 가구에 적용되며, 주방을 순환 동선으로 구성해 신축 아파트대비 다소 좁고 길게 느껴지는 문제를 해소했다.

지난해 리모델링 수주 1위를 기록했던 현대건설도 각 단지별로 공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설계안을 적용하고 있다. 대우건설처럼 따로 특화평면을 개발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단지를 수주하면서 축적된 설계안을 기반으로 각 단지에 맞는 구조를 고르고 있다는 게 현대건설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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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잠원동아 리모델링 주택조합에 제안한 평면도 중 일부/현대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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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잠원갤럭시 리모델링 주택조합(왼쪽)과 이촌강촌 리모델링 주택조합(오른쪽)에 제안한 평면/현대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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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현대건설은 작년 12월 잠원동아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 리모델링으로 길어진 벽면을 고급 타일로 마감해 갤러리 느낌의 느낌을 연출하는 ‘와이드 갤러리 아트월’을 제안했다. 또 세대 내 부족한 수납을 강화하기 위해 홈오피스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알파룸을 추가하기도 했다.

작년 12월 수주한 잠원갤럭시 리모델링 사업의 경우 기존의 확장되는 주방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수납강화 스타일·히든키친 스타일·패밀리 다이닝 스타일 등 다양한 유형을 만들고 조합원들이 직접 선택하도록 했다. 이런 ‘선택형 주방’에 ‘H 셀렉트 키친’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올해 1월 수주한 이촌강촌 리모델링 사업에서는 길어진 평면을 활용해 1개 주택을 2개 세대로 나누어 쓰는 ‘세대분리형’ 옵션을 제안했다.

쌍용건설과 포스코건설처럼 준공실적이 있는 건설사들은 특화평면을 적용해 직접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세대구분형 ▲복층형 등 특화평면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세대구분형을 지난 2019년 수주한 오금아남아파트에 도입했다. 리모델링 후 42평(기존 25평)이 되는 가구에 세대구분형 옵션을 제공했는데, 73가구가 해당 옵션을 선택해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이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한 분당한솔아파트 리모델링에는 수직증축에 적합한 ‘복층형’ 평면이 적용될 예정이다. 내력벽 철거 없이 1~3층에 수직으로 맞닿아 있는 3가구 중 1층과 3층 가구는 그대로 두고 2층 가구를 반씩 나눠 1층, 3층 가구가 사용하는 방식이다. 포스코-쌍용 컨소시엄은 변경 전 2베이인 전용 85㎡짜리 아파트를 복층형과 3베이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각 타입은 세대분리도 가능하도록 해, 높아진 층고는 물론 세로로 길어진 내부구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박세희 지안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아파트를 새로지은 후 동·호수 추첨을 통해 입주하는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각 가구의 라인과 평형이 정해진 상황에서 새로짓는 것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부엌 모양이나 조망 등 내부 구조를 더욱 꼼꼼하게 보는 편”이라면서 “특화평면이 개발돼 각자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설계를 선택할 수 있게 되면 만족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최온정 기자(warmhear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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