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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첫 국회 시정연설서 “연금·노동·교육 개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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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한 위기, 초당적 협력해야…국회 도움 절실"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에 앞서 의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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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에서 정부가 주요국과 경제 안보 협력을 확대하고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회의 초당적인 협력과 도움이 절실하다며 '협치'를 강조했다.

뉴스1에 따르면 지난 10일 취임사에서 '협치'란 단어가 전혀 언급이 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이 야당과의 협치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엿새 만인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첫 추경안 시정연설에서 "지금 우리가 직면한 대내외 여건이 매우 어렵다"며 "국회에서 드리는 첫 시정연설을 통해 우리가 당면한 상황과 앞으로 새 정부가 풀어가야 할 과제를 의원 여러분들과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미중 패권 경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 상황에 대해 "탈냉전 이후 지난 30여년간 지속되어 오던 국제 정치·경제 질서가 급변하고, 정치·경제·군사적 주도권을 놓고 벌어지는 지정학적 갈등은 산업과 자원의 무기화와 공급망의 블록화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이런 글로벌 정치경제의 변화는 수출을 통해 성장해 오던 우리 경제에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은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금융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높은 물가와 금리는 취약계층에게 더 큰 고통을 준다"며 "방역위기를 버티는 동안 눈덩이처럼 불어난 손실만으로도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에게 치명적인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 안보에 대해 "북한은 날이 갈수록 핵무기 체계를 고도화하면서 핵무기 투발 수단인 미사일 시험 발사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등 더욱 엄중해지고 있다"며 "형식적 평화가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남북 간 신뢰 구축이 선순화하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우리는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는 21일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이뿐 아니라 디지털 경제와 탄소 중립 등 다양한 경제 안보에 관련된 사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연금·노동·교육 등 3대 분야의 개혁에 대해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직면한 나라 안팎의 위기와 도전은 우리가 미루어 놓은 개혁을 완성하지 않고서는 극복하기 어렵다"며 "지속 가능한 복지제도를 구현하고 빈틈없는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려면 연금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인 산업구조의 대변혁 과정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다드(표준)에 부합하는 노동개혁이 필요하다"며 "우리 학생들에게 기술 진보 수준에 맞는 교육을 공정하게 제공하려면 교육 개혁 역시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내외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정부와 국회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정부가 주요국과 경제 안보 협력을 확대하고 국제 규범 형성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야당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우리가 직면한 위기와 도전의 엄중함은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을 어느 때보다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지금 대한민국에는, 각자 지향하는 정치적 가치는 다르지만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꺼이 손을 잡았던 영국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는 바로 의회주의라는 신념을 저는 가지고 있다. 의회주의는 국정운영의 중심이 의회라는 것"이라며 "저는 법률안, 예산안뿐 아니라 국정의 주요 사안에 대해 의회 지도자와 의원 여러분과 긴밀히 논의하겠다. 그리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59조4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소상공인의 온전한 손실보상과 방역 및 의료체계 전환 등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간 코로나 방역 조치에 협조하는 과정에서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고 우리 민생경제는 지금 위기에 빠져있다"며 "이렇게 발생한 손실을 보상하는 일은 법치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적기에 온전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어렵게 버텨왔던 소상공인이 재기 불능에 빠지고 결국 더 많은 복지 재정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 명백하다"며 "구체적으로 정부는 이번 추경에서 총 24조5000억원을 투입해 전체 370만개의 소상공인 업체에 대해 최소 6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손실보상 보전금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오미크론의 급격한 확산에 따른 진단검사비와 격리 및 입원 치료비,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 등에 3조5000억원을 지원할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일상 복귀를 위해 먹는 치료제 100만명분과 충분한 병상 확보 등에 2조6000억원, 마지막으로 물가 등 민생 안정을 위해 총 3조1000억원을 투입·지원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저소득층의 실질 구매력 보완을 위해 4인 가구 기준 최대 100만원의 한시 긴급생활지원금을 총 227만가구에 지급하겠다"며 "서민을 위한 저금리 대출 지원, 냉난방비 부담 완화를 위한 에너지 바우처, 대학생들에 대한 근로 장학금, 장병들의 급식비 인상 등 현재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을 꼼꼼하게 살펴서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실보상의 사각지대에 있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프리랜서, 저소득 문화예술인, 법인 택시와 버스기사 등 총 89만명에게도 고용 및 소득안정자금을 지원하겠다"며 "아울러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 쿠폰을 최대 585만명에게 추가 지원하고 농어민에 대한 생산 자금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추경에는 산불 등 재난 피해 지원을 위한 예산도 담았다"며 "정부는 산불 피해로 인한 이재민들께서 다시 일상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코로나19 대확산세를 맞이한 북한에 백신과 의료품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남북관계의 정치, 군사적 고려 없이 언제든 열어놓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며 "북한 당국이 호응한다면 코로나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 의료기구, 보건 인력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마무리하며 재차 협치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추경안은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과 서민 생활의 안정을 위한 중요한 사업들을 포함하고 있다"며 "민생 안정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추경이 이른 시일 내에 확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추경안뿐 아니라 다른 국정 현안에 대해서도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께서 깊은 관심을 갖고 도와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오늘 이 자리가 우리의 빛나는 의회주의 역사에 자랑스러운 한 페이지로 기록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대통령으로 취임 엿새만에 이뤄졌으며, 이는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진 국회 연설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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