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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폭락에 곡소리 나는데 청년들 사이에선 ‘코인 소액투자’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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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양모(32)씨는 지난 12일 업비트에서 ‘토종 암호화폐’ 루나(Luna)를 평단가 0.00000001BTC(약 0.38원)에 3만원어치 구매했다. 루나 가격 폭락 사태 이후 각종 거래소에서 루나를 상장폐지하고 있지만 만약 상장이 유지되거나 재상장된 후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큰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양씨는 “치킨 한 번 시켜먹을 돈이니 없어져도 된다는 생각으로 루나 코인을 10만개 정도 샀다”면서 “한 호가만 올라도 두 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코인에 투자하는 일부 2030 세대 사이에서 가격이 폭락한 루나 코인 ‘소액 투자’ 유행이 일고 있다. 루나가 해외 및 국내 코인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 위기에 놓여있지만, 가격이 ‘0′에 수렴하고 있어 향후 조금만 가격을 회복해도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루나 가격은 지난 12일 해외 대형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최저점을 찍었으나 이틀 후인 지난 14일 잠시 최저점의 200배까지 오르기도 했다.

조선비즈

12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차트가 표시되고 있다. 최근 한국 블록체인 기업 테라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테라'가 사흘째 무너지면서 자매코인격인 '루나' 역시 5월초 대비 95%에 가까운 폭락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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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루나는 약 0.3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7일 루나는 10만원에 거래됐지만, 일주일도 안돼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셈이다. 국내산 암호화폐인 테라(UST)와 루나는 시장의 인기를 끌며 지난해만 각각 50배, 100배 이상 시총이 급증했고, 전체 코인 시총 10위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테라와 네이티브 토큰 루나의 연계 알고리즘 붕괴로 투매에 휩쓸리면서 지난주 내내 급락했다. 루나 가격은 지난 10일 반토막이 나면서 30달러대까지 추락했고, 지금은 0.00002달러 근처로 내리며 코인으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상실한 상태다. 테라와 루나의 폭락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등 전체 암호화폐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루나는 사실상 암호화폐 시장에서 퇴출되는 분위기다. 지난 13일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루나를 상장폐지했고, 글로벌 대형 거래소인 OKX는 이미 테라를 상장폐지하고 테라와 연계된 루나, 앵커, 미러 등도 퇴출했다. 싱가포르 거래소 크립토닷컴 또한 루나, 앵커, 미러의 거래를 중지시켰다.

국내 코인 거래소들도 잇달아 루나와 테라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는 오는 20일 오후 12시부터 루나 거래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빗썸는 27일부터, 고팍스는 16일부터 루나, 테라에 대한 거래 지원을 종료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2030 청년들 사이에서는 상장폐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지금이 오히려 루나에 투자할 ‘적기’라는 반응이 나온다. 루나 가격이 거의 0에 수렴할 정도로 떨어진 상태라 소액으로도 수십, 수백만개에 이르는 루나 코인을 구입할 수 있어 향후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대박’이 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다만 상장폐지 위험을 감안해 금액은 10만원 아래의 소액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지난 13일 루나와 테라의 거래를 중단했다가 하루 만에 재개하자 한때 가격이 상폐 전 최저점(약 0.00143원)의 200배에 달하는 수준까지 오르기도 했다. 만약 최저점에 루나를 구입했을 경우 이 때 매도했다면 200배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셈이다. 다만 루나 가격은 이후 다시 폭락해 널뛰기를 거듭하고 있다.

직장인 오모(35)씨는 “국내 거래소는 쉽게 거래 재개를 하지 않을 것 같아서 바이낸스에서 50만원을 투자해 루나를 구입했다”면서 “한 5년 정도 후에 수억, 수십억이 되어있을 수도 있는데 이 정도는 없어도 되는 돈이니 재미삼아 투자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모(23)씨는 “1개에 15만원까지 갔던 코인이 1원도 안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니, 남는 돈이 생길때마다 적금처럼 1만~2만원씩 사려고 한다”면서 “1개 10원만 되어도 10배 이상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루나 코인의 부활은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크다. 루나가 다수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코인이 결국 시장에서 아예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한 거래소 관계자는 “루나와 테라의 거래가 재개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이를 계기로 정부 규제가 더 엄격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최효정 기자(saudad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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