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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AI시대, 여전히 사람 '눈'에 의존한 산불 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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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국내 한 기업이 AI(인공지능) 영상감지기술을 활용해 산불감시 시스템을 만들었다. 폐쇄회로(CC)TV를 이용해서 산을 감시하다가 연기가 피어오르는 즉시 알려주는 방식이다. 야간에는 불빛을 이용한다. 지속적인 AI학습을 통해 도시불빛, 차 전조등과 산불을 구분해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국내에 도입되지 못했다. 대신 미국 최대 산불 피해 지역인 캘리포니아주에서 산불화재 감시 시스템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정보제공, 보안,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한 규제가 도입에 장애물이 됐다. 산불 감지를 위해서는 송전탑에 설치된 다량의 CCTV 영상을 제공받는 것이 필수적인데 CCTV를 운영하는 기관에서는 영상을 제공하는 것에 난색을 표했다. 국내 기관들이 내부서버를 이용한 폐쇄적 시스템을 선호하는 것도 기술도입의 장벽으로 작용했다.

그러다 보니 국내 산불감시는 여전히 사람의 '눈'에 의존하고 있다. 산림청은 매년 전국에서 1만명가량의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선발해 산불 감시에 활용한다. 산람청이 산불드론 280대를 운용하고 있고 일부지역에 CCTV를 설치해 ICT(정보통신기술)기반의 상황관제시스템을 운영 중이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발생하는 산불은 대부분 사람의 119 신고로 확인된다.

국내 산불의 피해는 규모는 더 커지고 빈도도 잦아지는 추세다. 지난 10년간 국내에서는 대형산불이 22 건 발생했다. 피해규모만 축구장 4285개(3만233ha)에 달한다. 2017년부터는 1년에 2건 이상 대형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도 2~4월에만 산불이 8건 발생했다. 지난 3월에 발생한 울진 산불은 한울 원자력발전소, 삼척 LNG(액화천연가스) 생산기지 인근까지 확산하면서 국가핵심기반시설을 위협했다.

산불이 대형화·장기화하면서 초기 대응은 더욱 중요해졌다. 초기 감지가 빠를 수록 진화도 용이하다. 이를위해 IoT(사물인터넷) 센서, 드론, AI, 로봇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화재감지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재난방지에 데이터 규제가 더이상 장애물이 돼서는 안된다. 불필요한 규제 하나를 제거하는 게 수백억원을 들여 소방헬기를 도입하고 감시요원을 고용하는 것보다 국민의 생명과 생계, 나아가 산업을 지키는 데 효과적이다.

머니투데이

/사진=김민우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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