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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미국 시장 뚫기 어려워졌다…바이든 서명한 이 조치 [Focus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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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 나라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시작한 공급망 위기에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져온 공급망 문제라는 설상가상의 상황에 놓여있다. 공급망 문제는 원료에서 완제품 수송은 물론이고, 특정 국가가 세계 공급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품목의 공급난까지 더해지면서 전 세계적인 가격 인상의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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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OMFV 사업에 도전중인 한화디펜스의 레드백 보병전투차. 한화디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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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을 강타한 코로나19 대유행은 일자리까지 위협했다. 예를 들어, 미국 항공우주산업협회(AIA)가 2021년 9월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2020년 항공ㆍ우주 산업 전체가 2019년 인원수의 약 4%에 해당하는 8만 7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잃었다고 한다. AIA 부회장은 이 가운데, 64%는 전국의 중소기업들을 위험에 빠뜨린 공급망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위기에 빠진 서방 방산업계



이런 상황은 방위산업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많은 첨단 무기를 지원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지원한 무기를 다시 채워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필요한 자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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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이 가져온 공급망 붕괴. medsourcelab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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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크라이나에서 맹활약한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스팅어 휴대용 대공미사일을 만든 미국 업체들은 정부의 증산 요구를 수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팅어를 제작한 레이시언의 CEO는 1400여 발의 스팅어 미사일 제공을 약속한 미 국방부에게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 국방부는 약 18년 동안 스팅어를 구입하지 않았고, 일부 부품은 더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 미사일과 탐색기 헤드에 있는 전자 장치 일부를 재설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 방위산업계는 꾸준한 군의 주문으로 이런 상황까진 아니지만, 미국과 유럽 업체들처럼 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자원을 수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에서 한국 방위산업의 성장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위협이 생겨났다.



미국발 방위산업 보호주의



세계 무역은 자유 무역을 지향하지만, 방위산업 수출입은 철저히 공급자가 우위에 있는 시장이다. 그런데, 세계 무기 시장에서 1위 공급자인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벽을 높이면서 우리나라 등 다른 국가들의 무기와 제품이 진입할 수 있는 길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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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칸 법안은 자국 보호주의 성격이 강하다. pressegauch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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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21년 1월 25일 미국산 물품 구매 의무를 강화하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2021년 7월 28일에는 후속 조치로 ‘바이 아메리칸’ 강화책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시장 형성과 혁신 가속화를 위해 정부의 구매력을 활용하는 것이 미래의 산업을 성장시켜 미국 노동자와 지역사회, 기업을 지원하는 핵심 산업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 법규는 미국산 물품 인정기준 및 우대조건을 강화하고, 바이 아메리칸 정책 이행체계를 개편하고, 예외 적용 관리를 엄격히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 물품 인정 기준 및 우대조건 강화를 위해 미국산 부품 비율을 기준을 기존의 55%(철강 제품 95%)에서 60%로 상향하고 2024년까지 65%, 2029년까지 75%로 계속 조정할 예정이다.

이 법안이 실시되면, 미국 기업들이 하청업체를 선정하거나 부품/자재 공급업체 선정 시 강화한 요건과 인증 절차 때문에 해외 업체들을 배제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우리 업체들이 미 국방부에 부품이나 장비를 수출할 기회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조처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미국의 군사 동맹들의 반발을 샀다. 2021년 10월 말, 호주ㆍ캐나다ㆍ프랑스ㆍ독일ㆍ영국 등 25개국 무관으로 구성된 그룹은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에게 반대한다는 공동 서한을 발송했다. 네덜란드 특사는 오늘날과 같은 수준의 방위 무역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미국의 경제 성장을 손상하거나 최소한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희생시킬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바이 아메리카는 미국과 동맹 모두에 불리



미국 안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법안이 동맹국ㆍ협력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장기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미국 제품의 설 자리를 줄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들은 “워싱턴이 ‘동맹 제품’을 사지 않는다면 왜 런던ㆍ파리ㆍ베를린이 ‘미국 제품’을 사야 하나? 그런 점에서 서울이나 도쿄는 왜 그래야 하나”라고 반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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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 전투사령부의 ATT 사업에 도전할 T-50A. 한국항공우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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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 나라가 무기를 수입할 때 절충교역을 통해 자국산 제품 비중을 높이고는 있다. 하지만, 세계 1위 국방비를 사용하고 세계 최대의 방위산업 능력을 갖춘 미국이 높은 자국산 비율을 요구한다면, 수출하는 무기에도 압력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동안 미 국방부는 경쟁 우위의 동맹국 무기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던 관행에서도 벗어날 우려가 있다. 한국이 염원하는 미국 시장 진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소원했던 미국과의 외교ㆍ군사적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자국 보호주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자유무역적 관점에서 우려를 전달하고, 상호 이익이 되도록 새로운 방법을 찾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동안 미국은 유럽과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동맹국과 협력국과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해왔다. 동맹의 역량이 발전하려면 미국산 무기만 사는 것이 아니라, 동맹이 개발한 미국보다 뛰어난 무기를 미군이 사용하여 서로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ㆍ군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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