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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백신이 만든 기억 T세포, 코로나19 중증화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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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기초연, 다기능성 T세포 작용 확인

오미크론에 강한 면역반응..중증 막는 원리 제시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중화항체만이 아니라 기억 T세포 영역까지 오미크론에 대한 면역반응 분석을 확장해 코로나19 감염 이후에도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근거를 제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신의철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 면역 연구센터장 연구팀이 mRNA 백신을 접종한 의료종사자들과 코로나19 감염 이후 백신 접종자의 말초혈액을 비교분석한 결과, 기억 T세포가 오미크론 변이주에 상당한 면역반응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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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철 기초과학연구원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 면역 연구센터장.(사진=기초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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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접종으로 생성된 기억 T세포는 항원을 기억하고 있다가 우리 몸에 재침입시 항원을 공격하는 특성이 있다. 기억 T세포 중 CD8 살상 T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기능을 하며, CD4 도움 T세포는 이러한 면역반응을 돕는다..

연구팀은 2가지 이상의 사이토카인(면역세포가 분비하는 면역물질)을 한꺼번에 분비하는 다기능성 기억 T세포의 작용도 초기형과 오미크론 변이주 사이에 차이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기능성 T세포는 한 가지 면역물질을 분비하는 단일 기능 T세포에 비해 항바이러스 기능이 뛰어나 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이러스 감염이나 백신 접종으로 유발되는 적응면역에는 중화항체와 기억 T세포 면역반응이 있다. 중화항체는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과정 자체를 막는다. 기억 T세포는 감염을 차단하지 못하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감염자가 경증으로 빨리 회복하는데 기여한다.

연구팀은 mRNA 백신접종에 의한 기억 T세포 면역반응에 주목했다.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효능 연구는 대부분 중화항체에 초점을 뒀고, 기억 T세포 관련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우선 코로나19 mRNA 백신을 2회 또는 3회 접종받은 의료종사자 각 20명과 코로나19 회복 후에 백신을 2회 접종받은 대상자 20명의 말초혈액에서 면역세포를 분리한뒤 기억 T세포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자극받아 분비하는 여러 면역물질을 분석했다.

이후 기억 T세포 중 CD4 도움 T세포와 CD8 살상 T세포가 코로나19 초기형 바이러스와 오미크론 변이주에 보이는 면역반응의 차이를 비교한 결과, 대부분 실험대상자들에서 초기형뿐 아니라 오미크론 변이주에 대해 비슷한 수준으로 항바이러스 작용이 일어났다.

2~3회 백신접종자의 CD4 도움 T세포 중 인테페론-감마를 분비하는 비율은 변이주가 초기형에 비해 80~88%, 종양괴사인자를 분비하는 비율은 86~94% 수준으로 나타났다.

개인별 면역반응 분석에서도 초기형과 오미크론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실험결과가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입증한다고 봤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을 경험한 후 mRNA 백신을 접종받으면 기억 T세포 면역반응이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는 데이터도 확인했다.

신의철 센터장은 “이번 연구에서 기억 T세포 반응을 대상자 전체로 분석해 보면 오미크론 변이주에 대한 항바이러스 면역반응이 비교적 잘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를 개개인의 대상자별로 분석해 보면 소수의 대상자들에서는 오미크론 변이주에 대한 기억 T세포 면역반응이 매우 미약함을 확인했다”며 “향후 연구를 통해 어떤 대상자에서는 오미크론에 대한 T세포 면역반응이 미약한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 (Nature Microbiology)’에 17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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