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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퇴각, 남하하는 러시아군…우크라 전세 역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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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키우 주지사 "우크라군, 러시아 국경까지 밀어내"
동부 돈바스 지역서도 러군 고전 면치 못해
나토 사무총장 "우크라이나 승리할 수 있다"
한국일보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15일 하르키우주 북부 러시아 접경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국경 표지판을 세운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하르키우=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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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북동부 제2도시 하르키우 방어에 성공했다. 수도 키이우에서 물러나 하르키우를 집중 공략했던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밀려 하르키우에서도 퇴각해 남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전세를 역전해 승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올레 시네구보프 하르키우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냈다”며 “러시아군이 국경 인근 방어선까지 밀려났다”고 주장했다. 하르키우는 러시아 국경에서 50㎞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군 127여단 227대대가 러시아군을 국경까지 밀어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의 하르키우 철수는 명확해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14일 “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 전투에서 승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하르키우 점령을 막았으며 이들을 도시에서 추방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하르키우에서도 밀려났다면,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동북부까지 러시아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된다.
한국일보

12일 우크라이나 동부 시베르스키도네츠강에서 러시아군이 탱크·장갑차·병력 등의 도하 작전을 위해 건설한 부교가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으로 끊어졌다. 루한스크=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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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각한 러시아군은 동부 돈바스 지역을 점령하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날 돈바스로 통하는 주요 관문인 이지움에서 양측은 치열한 교전을 벌였는데,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부는 러시아군의 공격을 17차례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 과정에서 러시아군의 헬리콥터 2대를 포함해 순항미사일 2기, 드론 7대 등 총 11개의 러시아군 장비를 격추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소식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최근 루한스크주 중서부에서 시베르스키도네츠강을 건너 포위하려고 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치명타를 입었다. 미 CNN 등이 위성사진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당시 탱크 70여 대와 병력 1,000여 명을 한꺼번에 잃었다. 영국 국방부는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은 돈바스 공세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지난 2월 투입한 지상 전투 병력의 3분의 1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병력 손실 등으로 러시아군이 향후 돈바스 지역 주요 요충지를 장악할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다만 러시아로서도 돈바스 지역은 포기할 수 없는 곳인 만큼, 루한스크주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전날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 인근에 장비와 병력을 모으고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베로도네츠크는 돈바스 지역 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 경계 지점에 있는 주요 요충지로 이곳을 러시아군에 빼앗길 경우 방어선이 무너질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전세를 역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방의 무기가 우크라이나로 계속 유입되면서 수세적이던 우크라이나가 공격으로 전략을 전환했다”며 “러시아에 빼앗긴 동남부 지역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사무총장도 “전쟁이 러시아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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